“좋아요. 거기선 좀더 굵은 소리로…” “이 노래는 던지고 끌어들이고, 리드미컬하게.”

12일 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국립오페라단 연습실. 인천공항에서 이곳으로 직행한 재불(在佛) 지휘자 정명훈씨가 딱 8분 쉬고 연습을 이끈 지 3시간을 훌쩍 넘겼다. 그의 지휘로 오는 9월 7~9일 세종문화회관서 한국·프랑스·일본 합작 오페라 ‘카르멘’이 공연된다. 국내 오페라단이 제작하는 오페라를 정명훈씨가 지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시대 정상의 마에스트로(거장)답게 정씨는 연습장에서 한국 성악가들, 국립오페라합창단원들로 구성된 출연진 한사람 한사람 세부(細部)를 다듬어 ‘최상’ ‘최선’을 끌어냈다.

이 ‘카르멘’은 정명훈씨가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지휘, 프랑스의 오랑주페스티벌에서 지난달 31일 초연해 찬사를 받았다. 카르멘을 세계 초연한 파리 ‘오페라 코미크’의 명 예술감독 제롬 사바리가 연출했으며, 서울 공연 후에는 일본 도쿄(18~20일) 무대로 진출한다.

“쉽고 가벼워서도 안되고, 극적인 것만 추구해도 틀린거고…. ‘카르멘’은 가볍고 산뜻하면서도 굉장히 뜨거운 면을 왔다갔다 해야 하므로 지휘자는 콘트라스트와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합니다.”

이번 무대에선 베아트리체 우리아 몬존과 미호코 후지무라가 카르멘(메조소프라노), 빈첸초 라 스콜라와 정의근이 돈호세(테너), 어윈 쉬로트와 김동원이 에스카미요(바리톤), 노라 암셀렘과 김은주가 미카엘라(소프라노)역을 노래한다.

“한국에선 성악이 가장 가능성 있는 분야라고 봅니다. 그동안 우리 오페라는 외국에 나가 배우거나, 사들여 오곤 했잖습니까. 3개국이 손잡은 이번 ‘카르멘’처럼 한국과 외국이 파트너로 함께 오페라를 만들면 한국 오페라의 수준이 한 단계 성숙할 겁니다.”

정씨는 14일엔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출연팀을 지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