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네하라 히토미 소설 ‘뱀에게 피어싱’
정유리 옮김, 문학동네, 135쪽, 8000원
2004년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스무 살 신예작가인 저자는 와타야 리사와 함께 올해 아쿠타가와상을 공동 수상하며, 최연소 수상기록을 경신했다. 루이라는 여주인공이 뱀처럼 끝이 둘로 갈라진 혀(스플릿 텅)를 가진 남자와 동거를 시작한다. 그녀는 혀에 피어싱을 하고 등에 문신을 새겨넣으면서 청춘의 열정에 빠져든다.
●스티븐 비진체이 장편소설 ‘연상의 여인에 대한 찬양’
윤희기 옮김, 해냄, 340쪽, 9000원
전쟁과 불안정한 사회 상황을 배경으로 여인들을 통해 인생을 깨쳐가는 소년의 성장 과정을 그렸다. 작가는 사랑의 혼란과 갈등을 통해 정신과 육체를 맺어주는 사랑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여인의 사랑은 단순한 성적 유희가 아니라 감시와 통제의 시기에 소년을 탈출시키고 해방시키는 계기로 작용한다.
●팀 오브라이언 소설집 ‘그들이 가지고 다닌 것들’
김준태 옮김, 한얼미디어, 352쪽, 9000원
1969년 베트남 전쟁터에 파병되어 1년 동안 전투에 참가한 경험을 가진 저자의 22개 중·단편으로 이루어진 연작소설. 작가는 기자 출신답게 사실적 정보를 바탕에 깔아놓으면서 동시에 등장인물들이 토해내는 고뇌와 갈등 등 심리적 실루엣을 섬세하게 그렸다.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이 하드보일드한 문장으로 드러난다.
●신용목 시집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
문학과지성사, 132쪽, 6000원
햇살, 바람, 유년이 머물다 간 과거의 풍경 속에 널려 있는 생의 자질구레함을 아름다움으로 휘감는 시편들이다. ‘바위 위에 바위보다 한 발은 더 바다로 나가 석양볕에 늙은 뼈를 태우는 해송을 본다// 서해 변산/ 물 위에,/ 하늘의 다비식// 가지 저 끝에서 타올랐으니 그래서 어두웠으니/ 휘어진 허리 감고 사리 같은 달과 별 더러 나오리’(‘다비식’)
●고형렬 외 지음 ‘2004 현장비평가가 뽑은 올해의 좋은 시’
현대문학, 192쪽, 7000원
지난해 6월부터 올 5월까지 각종 문예지(18종)에 발표된 신작시들 가운데 뽑은 70편을 해설과 함께 수록했다. 문학평론가 김사인·이남호·이광호씨가 선정했다. 고형렬 ‘고니 발을 보다’, 나희덕 ‘한 삽의 흙’, 남진우 ‘우물 이야기’, 오규원 ‘허공과 구멍’, 황인숙 ‘웃음소리에 깨어나리라’ 등이 실려 있다.
●클라우스 바겐바흐 지음 ‘카프카의 프라하’
김인순 옮김, 열린책들, 152쪽, 9500원
실존주의 작가 카프카의 문학적 기반이자 진솔한 삶의 토대였던 도시 프라하가 작가의 문학성을 어떻게 키워왔는지를 보여준다. 프라하에서의 사회적·개인적 체험들이 카프카의 작품에 미친 영향을 추적했다. 그가 다니던 서점, 도서관, 카페, 학교, 레스토랑, 산책로 등을 100여컷의 고풍스러운 흑백 사진, 삽화, 판화와 함께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