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세요”
“예, 광복회관입니다”
“자장면 두 그릇하고, 짬뽕 한 그릇 배달해 주세요”
광복회관을 중국음식점으로 알고 있는 요즈음 사람들의 전화 이야기이다. 웃자고 만들어 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국치일을 모르니 애국지사를 알 리 없고, 그러니 애국지사의 모임인 광복회(光復會)의 회관(會館)을 중국음식점으로 알고 있다. 누구를 탓하랴만 더위에 정말 짜증나는 전화이다. 그렇지만 짜증만 낸다고 해결될 일이겠는가. 가르치지도, 배우지도 않은 우리 모두의 잘못임을 알아야 한다.
7월 말 현재 독립운동으로 포상을 받은 애국지사는 9380분(훈장 7777명, 포장 427명, 대통령표창 1176명)이다. 이 중 살아계신 분은 불과 295명(훈장 259명, 포장 13명, 대통령표창 23명)뿐으로 오래지 않아 나라가 망했던 역사는 잊혀져만 갈 것이다.
살아가면서 잊어야 할 일도 많지만, 꼭 기억해야 할 일도 있다. 8월에는 나라가 망한 치욕스러운 국치일(國恥日, 8월 29일)이 있으니 분하고 원통함에 얼굴이 부끄럽고, 압박과 서러움에서 해방된 날, 광복절이 있으니 그 기쁨으로 가슴이 뜨거워 더울 수밖에 없다. 국치일은 94년 전 일이고, 광복은 59년 전 일이다.
요즈음 나라 안팎으로 화나는 일들이 이 여름을 더욱 달군다. 독도는 일본땅, 고구려는 중국역사, 얼마나 우리를 만만하게 보았으면 이렇게 되었나 싶다. 하지만 세상 만사 모두가 마음먹기 달렸으니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보자.
(최명환·충주보훈지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