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사람들은 하루 두 번 일어난다. 아침에 한 번 일어나고, 또 한 번은 낮잠을 잔 뒤 일어난다. 지중해성 기후인 그리스는 기온이 높아지는 오후 2시쯤부터 4~5시까지 2~3시간씩 잠을 자고 나오는 게 생활화되어 있다. 스페인어로 ‘시에스타(siesta)’라고 불리는 낮잠이다. 그렇게 낮잠을 자고 난 뒤 오후에 다시 일을 시작하기 때문에 저녁도 늦게 먹는다. 저녁 9시쯤 되면 노천 카페엔 밤 공기를 쐬러 나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도 없어진다. 식사도 느릿느릿하게 해 밤 12시까지 하는 경우도 많다. 일부에선 올림픽 경기장 공사가 늦어진 것에 대한 원인의 하나로 오후 2시만 되면 주저없이 일손을 놓고 휑하니 집으로 떠나버리는 인부들을 꼽기도 했다.

하지만 올림픽 때문에 ‘낮잠’을 잃어버린 사람도 있다. 바로 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이다. 낮뿐 아니라 밤에도 모든 올림픽 시설이 운영되기 때문에 생활이 매우 불규칙해졌다. 아직 올림픽이 시작되지도 않았지만 오후 3~4시만 되면 부스스한 얼굴로 데스크에 앉아 있는 자원봉사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2~5시에 어김없이 찾아오는 ‘졸음과의 전쟁’에 내세우는 무기는 가지각색. 미디어프레스센터(MPC) 검문대에서 출입자를 검색하는 일을 맡은 자원봉사자 카타리나 칼라스씨는 “요즘 낮잠을 자지 못해 머리가 멍한 상태”라며 “잠을 쫓으려고 커피를 너댓 잔씩 마시고, 간식거리도 틈만 나면 마구 먹어댄다”고 말했다. 기술 관련 업무를 지원하는 아타나시우스 아리파고스씨는 “하루에 10시간 넘게 일을 하고 있다. 졸린 상태에서 일하다가 사고내는 것을 피하기 위해 동료와 교대로 창고에서 몰래 한숨 자고 나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