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구려 유적들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는 아차산(峨嵯山)에 감사원이 직장 조합아파트를 건립하려하자, 지역 시민단체들이 환경훼손과 문화재 파괴를 우려하며 강력히 반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과 구리에 걸쳐져 있는 아차산은 보루성(堡壘城·큰 성을 방어하기 위해 만든 작은 성) 터를 비롯해 고구려 관련 문화재가 다수 발견됐으며, 구리와 서울 동북지역 주민들의 휴식처로 이용돼 왔다.
감사원주택조합측은 “층고(層高)를 제한하고 친환경적으로 설계하면, 일부에서 우려하는 환경파괴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감사원 조합아파트는 아차산 난(亂)개발의 신호탄”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시가화 예정용지로 곧 지정=감사원 조합아파트 예정지는 구리시 교문동 285의 1 주변 6000여평. 아차산 끝자락으로 현재는 배밭이다. 조합측은 이곳에 4층 이하 260가구 규모의 연립주택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 6월 주택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이곳은 현재 자연녹지이지만, 구리시가 건설교통부에 시가화(市街化) 예정용지로의 승인신청을 한 상태다. 건교부의 승인이 확정되면, 구리시에서 도시기본계획을 마련하게 된다. 인접한 국도 6호선과 국도 43호선 주변지역이 1종 주거지역임을 감안하면, 이곳 역시 1종 주거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조합측도 이같은 판단하에 주택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아차산 난개발 불가피”=시민단체들은 감사원 조합아파트가 건립되면, 이후 아차산에 대한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돼 환경 파괴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구리·남양주시민모임 안승남(40) 의장은 “감사원 조합아파트가 들어서면, 주변 지역에 대한 개발제한이 잇따라 풀어져 아차산의 생태계는 파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 의장은 “행정수도를 새로 만들겠다는 정부기관이 수도권 자연녹지에 아파트를 짓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들은 또, 이곳이 결국에는 2·3종 주거지역으로 지정돼 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안 의장은 “주변에도 아파트가 건립중인데, 완공시기를 늦추고 있다”며 “그 이유는 현재 1종인 이들 주거지역이 향후 2·3종으로 바뀌면 고층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는 계산때문”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주택단지로 설계”=대부분 무주택 감사원 직원들 245명이 참가한 조합측은 “현재 조합만 결성됐을 뿐, 사업계획서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환경파괴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고 말했다.
조합의 이필광(48) 조합장은 “무주택 직원을 위해 전용면적 25.7평이하의 작은 평수의 아파트를 짓는 것”이라며 “설계과정에서 환경보호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조합원 1인당 5000만원씩을 내, 토지매입을 끝낸 상태다. 조합측은 내년 10월쯤 공사에 들어가기 전 주민공람과정에서 지역 주민들과 구체적인 협의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작업을 벌이고, 청와대에 진정서도 제출할 계획이어서 당분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