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플로렌스 남쪽 교외에 가면 대형 유명브랜드 아웃렛이 있다. 구찌, 프라다, 아르마니, 페라가모 등 이탈리아 명품브랜드 수십개가 모여 있어, 이를 저렴하게 사고자 하는 쇼핑객들의 천국인 곳이다. 도심에서 한참 떨어진 외딴 지역이라 이탈리아인과 근처 유럽인이 많이 찾지만 한국인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한국인들의 특징은 브랜드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제품을 주로 구입한다는 것이다.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해서다. 얼마 전 우리사회에 ‘명품족’이 크게 회자됐다. 물론 여유가 있고, 오래 두고 쓸 만한 명품을 구입하는 자체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여의치 않으면서 남들에게 특별해 보이고 인정받고 싶다는 이유 하나로, 하나에 수십만원하는 머리핀을 꽂고 명품 백을 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대부분 그후 카드 대금을 갚기 위해 경제 활동을 한다. 이 정도면 거의 명품중독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이런 명품으로 명품 인생이 가능한가? 그렇지 않다. 음악회 한번 안 가보고 전시장 한번 들러보지 않는 일상이라면 명품 인생이 되기 어렵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여행과 독서로 교양과 삶의 감각을 키우고, 폭 넓은 문화활동으로 삶을 살찌우고, 이에 걸맞은 미적 감각과 패션에 노력을 기울일 때 비로소 명품인생은 가능해지는 게 아닐까? 삶을 즐기고 사랑할 줄 아는, 제대로 된 ‘명품인생’을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지 권하고 싶다.

(공연기획사 ‘빈체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