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검거과정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이재현(27) 순경은 “심 경사를 부축하다 순식간에 당했다”는 당초 경찰의 발표와 달리 칼에 찔린 심재호 경사를 부축하지 않고 용의자 이학만씨와 처음부터 격투를 벌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총기 등 장비만 제대로 갖췄어도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었던 것이다.
경찰은 지난 2일 수사본부에서 가진 공식 브리핑에서 “이 순경이 먼저 칼에 찔린 심재호 경사를 부축하던 중 용의자에게 등을 찔렸다”고 밝혔었다. 방심하던 중 급습을 당해 제대로 방어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순경의 시신 부검을 참관한 경찰과 목격자들은 “심 경사가 칼에 찔리자 이 순경이 칼을 휘두르는 용의자를 앞에서 안고 허리를 꺾었다”며 “이 순경의 목에 용의자의 이빨 자국과 등 4곳에 칼에 찔린 상처가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키 187㎝인 이 순경이 키 170㎝의 용의자를 안아 허리를 꺾자 용의자는 풀려나기 위해 이 순경의 등 부위를 찌르고 목을 깨물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3일 수사에 진전이 없자 용의자 이씨를 붙잡기 위해 현상금 2000만원을 내걸었다. 경찰은 전과 10범인 이씨가 자신의 위치가 노출될 만한 휴대폰 등은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행동도 제한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2일 밤 서울 노량진 모 찜질방에 용의자 이씨가 숨어있다는 제보를 받고 수색했으나 이씨를 찾지 못했다. 서울경찰청측은 “강력계·형사계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휴가를 떠나지 않고 있다”며 “현재 가용인력들을 총동원해 범인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 경사와 이 순경의 합동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경찰병원에는 이틀째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우식(金雨植) 비서실장을 보내 “위험을 무릅쓴 투철한 사명감을 높이 기리며, 고귀한 순직에 국민의 많은 관심이 있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해찬(李海瓚) 국무총리, 한화갑(韓和甲) 민주당 대표,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등이 분향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