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2명이 용의자를 체포하려다 흉기에 찔려 숨진 사건에 많은 국민이 안타까워 하고 있다. 두 사람은 힘들고 위험하고 진급도 더뎌서 ‘기피 부서 1호’라는 강력계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던 일꾼들이었다.

그 험한 일을 자청하면서도 일과 가정을 성실하게 꾸려오던 경찰관들이어서 동료 경찰들의 마음과 어깨를 내리누르고 있다. 두 사람의 순직 보상금이 3000여만원, 6000여만원뿐이라는 것도 허탈하고 가슴 아픈 소식이다.

아울러 이번 사건은 갈수록 포악하고 지능적이고 조직화하는 범죄 앞에 우리 경찰이 얼마나 무방비 상태로 내던져져 있는가를 일깨운다.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처럼 공권력을 우습게 아는 나라도 드물다.

불법시위대조차 경찰을 아예 공매 맞는 존재로 생각한다. 법치 선진국이라면 어림도 없는 일이다. 그런데도 경찰 대응은 손발이 묶인 듯한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 희생된 두 경찰관이 갖춘 장비도 삼단봉과 포승뿐이었다니 범인을 제압하기는커녕 자신을 지키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무엇보다 까다롭고 비현실적인 총기 휴대·사용 규정 탓이 크다.

경찰관 직무집행법은 총을 쓸 수 있는 대상을 ‘3회 이상 무장 저항하거나 3년형 이상에 해당하는 범죄자’ 등 5가지로 한정하고 있다. 무슨 범죄자인지 잘 모른 채 현장에 나가는 경우가 태반인 데다 흉악범과 맞닥뜨린 상황에서 상대가 지닌 무기와 범죄 혐의, 형량까지 헤아린 뒤 총을 뽑으라는 규정이다.

범인과 격투를 벌이는 와중에 규정대로 하반신을 명중시키기도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그나마 총을 갖고 나가려면 서장의 서면 결재를 받아야 한다. 사실상 총을 쓰지 말라는 얘기나 다름없다.

지난해에만 경찰 896명이 다쳤고 166명이 범인을 잡으려다 공격받아 부상했으며 한 명이 순직했다. 선진국에선 경찰의 공무 집행을 방해하거나 저항했다간 무력 제압은 물론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총격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일반국민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다.

총기 남용을 줄이는 노력은 옳은 일이다. 그러나 공권력이 공격받는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선 비현실적인 총기 사용 규정은 범죄현장의 현실에 맞게 고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