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종업원에서 정상급 골프선수로.’
지난 주 끝난 에비앙마스터스에서 미셸 위만큼이나 화제를 모았던 선수는 카렌 스터플스(31·잉글랜드)였다. 그녀는 ‘제5의 메이저’로 불리는 이 대회에서 첫날 선두로 나선 데 이어 4위로 마감하며 확실하게 스타 반열에 올라섰음을 입증했다.
올해 그녀의 선전은 눈부셨다. 2월 ANZ 레이디스 마스터스대회에선 마지막 순간까지 여자골프의 지존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접전을 펼치며 준우승했고, 지난 3월 미LPGA투어 개막전 웰치스프라이스챔피언십에선 생애 첫 우승까지 차지했다. 올해 미LPGA투어 상금랭킹 12위(42만1050달러). 스터플스는 프로 66승을 자랑하는 로라 데이비스 이후 이렇다할 스타가 없어 ‘몰락하는 명가’로 치부되던 잉글랜드의 차세대 스타인 셈이다.
그녀는 식당 ‘웨이트레스’에서 변신한 ‘신데렐라 스토리’를 갖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스터플스는 영국 도버해협 인근 포크스톤에 위치한 골프장에서 음식을 나르는 식당종업원으로 일했다. 아마추어 시절엔 잉글랜드 대표까지 지냈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아 골프를 사실상 포기한 상황이었다.
그때 키스 롤링스라는 ‘수호천사’를 만났다. 보험중개인인 롤링스씨는 스터플스가 일하는 골프장 회원이었고, 깐깐하고 괴팍한 성격으로 인해 종업원들 사이에서 ‘기피대상 1호’로 꼽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스터플스만은 롤링스씨를 성의껏 대접했다. 우연히 스터플스의 아마추어시절 경력을 알게된 롤링스씨는 깜짝 놀랄 제안을 했다.
3년 동안 조건없이 후원해줄 테니 프로에 도전해보라는 것이었다. 롤링스씨는 “단지 누군가에게 좋은 기회를 주고 싶다”며 8000파운드(약 1700만원)을 선뜻 내놓았다. 그의 도움으로 스터플스는 1998년 Q스쿨을 통과했고, 마침내 미LPGA투어에서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스타로 우뚝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