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는 22일 제33차 임시 전체회의를 열고 탄핵 방송의 편파성 여부를 개별 심의키로 한 MBC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 등 9개 프로그램에 대해 모두 ‘문제없음’ 결정을 내렸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방송위가 심의한 프로그램은 KBS ‘취재파일4321’(3월 14일), MBC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3월 19일) 등으로 지난 번 방송위원회가 탄핵 방송 전반을 심의 안건으로 올렸을 때 언론학회의 분석을 받았던 프로그램과 일부 중복된다. 이 중 MBC ‘신강균…’은 언론학회 분석에서 “진행자가 11회나 탄핵 반대 발언을 한 반면 두둔하거나 중립적인 발언은 한 차례도 없었다”며 ‘파괴적 편향성’을 지적했던 프로그램 중 일부지만 방송위는 이 같은 전문가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방송위는 지난 1일 탄핵 관련 방송 전반을 심의할 수 없다고 각하 결정을 내린 데 이어 이번에는 시청자 민원이 제기된 9개 프로그램 모두에 대해 ‘편파적이지 않았다’는 최종 결정을 내림으로써 정치적 성격을 띤 특정 사안에 대해 신속하고 독립적인 심의활동을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탄핵 방송 심의가 있었던 22일 임시 전체회의가 급히 이뤄진 데 대해 ‘졸속 심의’ 아니었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회의는 원래 방송통신정책 워크숍으로 계획돼있었으나 20일 이날 워크숍에서 심의 회의를 갖기로 하고 위원들에게 관련 비디오 테이프와 녹취록을 보내 개별적으로 심의하도록 했다. 방송위원 9명 가운데 비상임 위원이 4명이나 되는데도 단 이틀 9개 프로그램을 검토한 것이다. 비록 대상 프로그램 양이 훨씬 많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언론학회 분석 때 연구자 30여명이 2개월 넘는 시간을 들였던 것과 확연히 비교되는 부분이다.
방송위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심의에서 대통령·여당이 추천한 5명의 방송위원은 9개 프로그램 모두 ‘문제없다’는 의견을 제출했으며, 나머지 3명의 방송위원들은 각각 5개 정도의 프로그램이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구조적으로 ‘여당 추천’ 위원이 많은 방송위의 성격상 숫자에서 밀려 탄핵 관련 프로그램 9개 모두에 대해 문제없다는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그러나 발표문에는 소수의견의 내용 대신 ‘일부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다는 소수의견이 있었다’는 내용만 달아 그나마 최소한의 소수의견 표시도 제한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심의에서 소수의견을 낸 한 방송위원은 “TV의 경우 전반적인 구도가 탄핵 가결한 부분을 비판하기 위한 제작의도를 처음부터 갖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 추천의 한 상임위원은 “내가 보기엔 하나도 문제가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서 노 위원장은 “탄핵 방송 심의문제가 사실관계와 달리 지나치게 언론의 의제가 됨으로써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며 “앞으로 방송사가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제작·편성할 경우에는 더욱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탄핵방송이 공정했다는 방송위원회 결정을 밝힌 23일 노성대 방송위원장은 디지털TV 전송방식 결정과 관련한 대통령 보고를 위해 마련된 청와대 오찬간담회에 방송사 사장단과 함께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