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고건호)는 22일, 지난 2002년 8월 건설시행사 J법인 대표 이모씨가 운영하는 또 다른 건설시행사 U사가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산은캐피탈에서 140억원대를 대출받는 과정에서 회삿돈을 횡령한 정황을 포착, 지난 20일 부천의 J법인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에 따르면 U사가 대출을 받은 뒤인 2002년 말 7억4000만원의 자본잠식 상태라 대출과정에서 이씨가 산업은행 간부에게 사례비를 제공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압수한 회계장부를 분석 중이다.
검찰은 이씨를 출국 금지 조치했으며, 현재까지 이씨가 수년간 공사대금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10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는 회사 대표의 개인 횡령 비리와 관련한 기초 수사단계이지만, 산은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씨의 횡령 혐의 외에도 U사가 2002년 8월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오피스텔 건립을 추진하면서 산업은행의 자회사 산은캐피탈에서 모두 140억원대를 대출받는 과정에서 산업은행 간부에게 금품을 건넸는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만간 이씨를 소환, 횡령 규모 및 용처, 은행 간부에 대한 금품 제공 여부 등을 조사키로 했다.
산업은행은 해명자료를 내고 “산은캐피탈이 U사에 140억원을 대출한 것은 사실이나 이 중 50억원은 이미 상환됐으며, 나머지도 내년 4월까지 모두 상환받을 예정이라 부실기업에 불법 대출을 했다는 의혹은 사실 무근”이라며 “은행 간부가 사례를 받은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해 말 52억원의 자본잠식 상태였던 U사가 이 회사 사장인 이모씨와 이 회사의 특수관계법인인 J사에 각각 57억원과 77억원을 대출해 준 경위도 석연치 않다고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