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등법원이 21일 송두율씨에 대한 판결에서 검찰이 송씨에게 적용했던 국가보안법상 핵심 조항관련 혐의사실에 대해 일부 무죄를 선고하면서, 그동안 사실상 사문화 단계로 가고 있던 국가보안법이 존폐(存廢)의 기로에 섰다.
열린우리당은 보안법을 개정할지 폐지할지에 대해 현재까지는 당론을 정해 둔 것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당내에서는 의원들 차원에서 개정과 폐지 양갈래로 법안을 준비 중이다. 임종석 의원은 21일 ‘국가보안법폐지 입법추진위원회’ 준비모임을 갖고 “8월 말까지 보안법 폐지법안을 제출해 당정협의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반면 양승조 의원은 당 법사위 차원에서 보안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 안영근 제1정책조정위원장은 “폐지를 추진할 경우 보수층 반발이 심할 것으로 예상돼 문제 조항 일부를 개정하는 수준이면 족하다”고 말했다. 개정할 경우에는 2조(정부참칭 조항)와 7조(고무찬양), 10조(불고지) 등이 삭제대상으로 올라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일부 문제조항 개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내 다수 의원들도 개정을 전제로, 개정대상조항으로 ‘고무찬양’과 ‘불고지’ 조항 등을 들고 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반국가단체에서 북한을 제외하려는 시도는 보안법 개정논의의 출발점인 인권탄압우려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열린우리당은 정기국회에 앞서 당론을 정할 계획이어서 올 정기국회에서 보안법 개폐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경우 한나라당과 검찰은 개정 쪽에 무게를 두고 있고, 열린우리당 내부는 폐지와 개정으로 나뉘어 있어 전체적으론 ‘개정’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