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을 살해한 연쇄 살인사건 피의자 유영철(34). 그를 곁에서 지켜본 가족과 친구들은 지금 어떤 심정일까? 그의 외할머니는 외손자를 저주했고, 어머니는 “아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죄인”이라며 집을 나가 연락이 끊겼다. 유와 초·중교 동창인 인기 연예인 H씨는 “그 친구는 전혀 그럴 사람이 아니다”며 못 믿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도 텔레비 보고 알았지. 이름도 나오고 얼굴도 나오고 그러드만. 그 소식을 보고 거꾸러져 있다가 얼마나 있다가 일어났는지 모르겄어.”

2평짜리 독방에서 혼자 사는 유의 외할머니 김모(82)씨는 손자에 대해 “그냥 놔둬서는 안 돼”라고 흥분했다. 할머니가 기억하는 손자 유영철은 자신의 딸에게 평생 짐이 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처음 영철이를 낳고 난 후 딸이 영철이를 죽여버리려고 했다고 하더라고. 형편이 너무 어려워서…. 나중에 그 애가 교도소 들락거릴 때 내가 딸한테 그랬어. ‘어미가 자식한테 그런 맘을 품어서 네가 죄를 받는 거다’.”

유의 집 가까운 곳에 3년 동안 살고 있었지만, 유가 할머니 집을 찾은 적도, 어머니 김씨에게 용돈을 준 일도 없었다고 한다. 할머니는 유의 어머니가 지병이 있어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고, 폐백음식을 만들어주고 3만원씩 받아 살았다고 말했다.

“벌레 한 마리도 죽이려고 하면 징그러운 법인데 사람을 …. 귀신이 수백 명 들었는지 몰라. 제가 몸이 아프면 저 혼자 약 먹고 죽을 일이지.” 평소 유의 가족들은 “차라리 나가 죽으라”며 울면서 유의 가슴을 쳤다고 한다.

할머니는 이제 자기 딸의 안부가 걱정이다. 유의 어머니 김모(62)씨는 18일 일부 언론과 만나 “내가 죄인”이라며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제 정신을 갖고서는 그런 짓을 할 수 없다. 어릴 때는 참 착했는데….” 그후 짐을 챙겨 어디론가 갔지만, 유의 여동생조차 어머니 김씨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는 상태다.

“그 친구 하면 의리가 가장 먼저 떠올라요. 반 친구가 맞고 들어오면 대신 가서 싸워주고. 싸움은 잘했지만, 남한테 해코지할 친구는 전혀 아닌데…” 유와 초등학교·중학교 친구인 연예인 H씨. 그는 “뉴스에 나온 영철이 이름을 보고도 그 사람이 내 친구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했다”고 말했다. 유는 당시 학교에서 싸움 ‘짱’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학교 친구 돈을 빼앗거나 괴롭힌 적은 없었다고 H씨는 회고했다. 유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많이 힘들어 했다고 한다. “원래 영철이가 학교를 1년 늦게 들어와서 형이지만, 전 그냥 ‘영철’이라고 불렀어요. 그처럼 친한 친구였는데… 전 아직도 믿을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