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대학입학 면접고사에서 “기업의 목적은 이익추구인가, 사회봉사인가?”라는 질문이 나온다면 수험생은 무엇이라고 답변해야 할 것인가?
작년 말 전경련이 ‘기업의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초·중·고생들에게 던졌더니 기업의 사회봉사를 강조한 학생은 60%를 넘은 반면, ‘기업은 이익을 늘리는 것이 목적’이라고 답변한 학생은 39.1%에 불과했다. 지난 6월 어느 신문에 게재된 고등학생들 간의 토론에서도 이윤추구와 사회공헌이 팽팽하게 대립했다고 한다.
사회 일각에서는 이런 현상을 반(反)기업 정서로 해석한다. 그런 사람들은 ‘기업은 능력을 고려해 의료사업, 장학사업, 불우이웃돕기, 문화사업 등 지역사회 복지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 159쪽을 거론하면서 “학교 교육이 ‘기업의 원래 목적은 이윤극대화’라는 사실을 잘 반영하지 못한 반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지나치게 강조되어 있다”고 비판한다.
과연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뿐인가? 정답을 찾기 위해서 기업이 만들어지게 된 배경을 알아보자.
하늘은 사람에게 천부인권(天賦人權)을 부여했고, 사람은 서로 돕고 살도록 사회를 만들었다. 또 사회는 법을 만들었고, 법은 다시 기업을 만들었다. 기업은 법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효율성을 통해서 이익을 추구한다’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세상에는 자연인과 법인이 있다. 자연인은 사람을 뜻하고, 법인은 기업을 뜻한다. 사람과 법인은 모두 경제적 행위의 주체가 될 수 있고, 이에 따른 모든 권리를 가진다. 그러나 사람과 기업이 같은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하여 같은 의무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기업은 사회가 필요에 따라 만든 것이기 때문에 사회가 기대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이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한다.
공자에는 ‘순천자흥 역천자망(順天者興 逆天者亡)’이라는 말이 나온다. 하늘을 따르는 사람은 잘 되고, 거역하는 사람은 망한다는 뜻이다. 기업은 하늘과 같은 사람과 사회의 뜻을 따라야 한다. 이를 거역하는 기업은 망할 것이다.
사회가 기업에 가장 먼저 원하는 것은 이익추구 활동이다. 기업은 이익추구라는 수단을 통해 궁극적으로 사회봉사라는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중등학교 경제 교과서에 씌어 있는 각종 복지활동은 사회가 기업에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역할은 아닌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동시에 젊은이들이 그런 각종 복지활동을 기업에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 젊은이들이 사회봉사를 거론하는 이유는 한국의 재벌들이 대단히 부정적이고 비도덕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재벌과 기업은 분명 다른 개념이지만, 젊은이들은 재벌과 기업을 혼동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많은 재벌들이 ‘기업의 효율적 이윤추구’가 아닌 ‘기업을 통한 개인적인 이윤추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우리 젊은이들이 갖는 인식을 놓고 ‘우리 사회의 반기업 정서’로 매도할 일은 아니다. 이는 ‘재벌들의 반사회적 행태’에 대한 비판인 것이다. 이 점은 우리가 경청하고 수용해야 한다.
이제 우리는 기업과 재벌을 구별하여 일부 재벌이 옳지 않은 방법으로 기업을 이용해서 개인적인 이득을 취득하는 행위를 철저히 막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기업은 이윤을 통한 사회봉사라는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게 되고, 우리 사회를 갈라놓는 “기업의 목적이 이윤추구인가 사회봉사인가?”라는 질문 자체를 쓸모없게 만들 것이다.
(조동성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