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파리 이란대사

이란·쿠웨이트·사우디·UAE 대사의 충고

한국의 이라크 파병으로 중동 지역으로 항해하는 우리 화물선에 대한 테러 위협이 인터넷으로 공개되는 등 우리의 인명과 재산에 대한 테러리스트들의 위협이 현실화하고 있다. 제2의 김선일씨 피살 사건이 우려되는 가운데, 주한 이란·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등 중동국가 대사들이 테러와 이라크 파병에 관해 한국정부와 국민들에게 보내는 충고를 들어본다.

자한박시 모자파리 이란대사

테러="문제의 근원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이다. 이스라엘은 남의 땅을 점령하고, 400만∼500만명의 주민들을 고향에서 쫓아냈다. 사람을 죽이고 집을 파괴하고…. 유엔결의안도 소용 없다. 이래서 중동지역에서 증오가 양산되고 있다. 미국이 알 카에다를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벌인 일방주의적 행위들이 오히려 더 많은 빈 라덴을 만들어냈다.
이란도 반정부 테러단체들에 의해 테러 피해를 입어왔으며, 이 테러 조직을 미국이 비호하고 지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김선일씨 피살은 '범죄자들(criminals)'의 짓이며, 이 범죄자들은 결코 무슬림이 아니다. 진정한 이슬람 교도라면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한국의 이라크 파병=한국은 중동지역에서 경제적 위상에 걸맞은 정치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라크 파병은 오히려 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이 한국과 중동국가들의 오랜 우호관계를 해치지 않겠느냐는 문제에 대해서는 '노(No)'라고 말할 수 있다. 많은 국가들이 한국과 협력하고 싶어한다. 한국의 이라크 파병과 주둔은 한국이 중동국가들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더 잘 이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추가파병 결정을 앞둔 지난 몇 달 동안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조영길 국방부 장관이 잇달아 중동지역을 방문하는 등 고위급 교류가 급증했다.일부 중동국의 경우 한국 장관이 방문한 것은 25년 만의 일이다.

한국정부·국민에 충고=한국은 이란에서 가장 많은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국가이다. 한국 기업들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위험을 무릅쓰고 공사를 완수해 이란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과 신뢰감을 남겼다. 한국주재 이란 대사관은 비중면에서 이란의 10대 해외공관 중의 하나다. 한국의 대중동 정치교류도 경제협력의 규모와 균형을 맞춰야 한다. 정치인들과 고위 관료들의 상호 방문 횟수를 늘리고, 관광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쉐리다 쿠웨이트 대사



자이드 알 셰리다 쿠웨이트 대사

테러… 우리는 테러리즘에 맞서 싸워 테러를 뿌리 뽑아야 하며, 결코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다. 나는 한국정부가 테러리즘과 맞서 싸우기로 한 결정을 지지한다. 한국정부의 결정은 정의의 편에 선 것이다. 한국정부의 훌륭한 결정은 테러리즘을 극복하고, 이라크를 안정으로 되돌아가게 해줄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결코 테러리즘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쿠웨이트는 김선일씨 참수와 같은 ‘범죄행위(criminal act)’를 강력하게 비난한다. 그런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쿠웨이트 국민들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때 비슷한 비극을 경험했다. 많은 쿠웨이트인들이 살해당하거나 고문을 당했으며, 김선일씨 사건에 대해 나는 내 친구에게 일어난 것으로 느꼈다. 한국민과 정부가 대처한 방식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한국의 이라크 파병…이라크 내에는 외국군대에 대한 반감을 가진 이라크인들이 있다. 그들은 외국군대를 침략자로 본다. 한국정부는 한국군의 이라크 주둔이 인도적인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을 이라크인들이 깨닫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한국군이 이라크에 도착하기 전에 아랍 문화와 전통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우리는 오랜 친구의 나라인 한국이 인도적인 이유에서 이라크의 재건에 참여하기로 한 용기있는 결정을 내린 것을 존경한다.

한국정부·국민에 충고…한국인들은 친절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국민이다. 한국인들이 아랍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그렇다고 본다. 아랍사람들이나 그들의 종교와 관련해서 이라크에서 발생하는 사건과 관련이 있는 일부 한국인들이 있으나 그것은 오해 때문이라고 본다. 이슬람 성전인 코란은 평화와 사랑, 그리고 조화에 그 기본을 두고 있다. 한국인들은 진정한 이슬람 정신과 아무 관련이 없는 무모한 테러리스트들 때문에 오해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나는 테러행위들과 증오가 얼마 안 가 종식되기를 바란다.

알라지 사우디 대사



살리흐 알라지 사우디 대사

테러…이 세상 어떤 나라도 테러공격으로부터 안전한 나라는 없다. 우리가 테러의 '근본 원인'을 용기 있게 처리할 때까지, 우리 모두는 끊임없이 테러 위협을 받을 것이다. 나는 한국이 테러가 어디로부터 오건 테러 위협에 대처할 모든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이라크 파병…테러 위협을 종식시키는 유일하고 효과적인 길은 왜 테러가 일어나는지, 그리고 왜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테러리스트의 행동을 하는지 그 이유와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한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세계에 평화를 확산시키고, 정의가 아닌 것을 제거하는 것, 그리고 가난과 싸우고 전 세계적으로 보다 평등한 부의 분배를 보장하는 것, 그렇게 하는 것들이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걸음이 될 것이며, 먼 길이 될 것이다.

한국 정부·국민에 대한 충고…한국정부와 군은 이라크 국민들을 돕고 이라크의 재건을 돕겠다고 선언한 대로 자신의 역할을 분명히 지켜야 할 것이다. 이라크에 주둔할 부대는 이라크 국민들의 종교와 습관, 전통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군부대는 이라크 국민들을 공격하거나 경멸하는 일을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서 피해야 한다.

압둘라 알하마디 아랍에미리트대사

테러…한국은 어떠한 테러 위협에도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테러리스트들과 싸우기 위해서는 세계의 모든 나라가 협동해야 한다고 본다.

한국의 이라크 파병…한국 부대는 이라크인들의 문화와 지역적 풍습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정부·국민에 충고…한국에 아랍에미리트 공화국 사람들에 대한 오해나 편견은 없다. 그러나 일부 한국인들은 이슬람과 진정한 이슬람 신도들에 대해 약간 오해하고 있다고 본다.

(김민구기자 roadrunner@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