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 도루 부문 경쟁에서 노장들의 활약이 빛나고 있다. 전준호(현대·32개), 이종범(기아·25개), 정수근(롯데·20개), 김종국(기아·19개) 등 9년차 이상 베테랑들이 도루 5위권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새 얼굴은 5년차인 김주찬(롯데·27개)뿐이다.
프로 14년차인 전준호는 8일 현재 도루 32개로 역대 최고령 도루왕을 향해 달리고 있다. 오는 10월에 35세8개월이 되는 그는 도루 1위에 오를 경우, 1987년 청보 이해창(당시 34세6개월)의 최고령 기록을 14개월 정도 늘릴 수 있다. 전준호는 1993년 도루 타이틀을 차지한 뒤 11년 만에 타이틀에 복귀하는 것이기도 하다.
전준호의 가장 큰 장점은 11보 만에 2루까지 도달할 만큼 보폭이 크다는 것. 전준호는 “예전보다 투수들의 견제 동작이 좋아져서 도루가 쉽지는 않지만, 뛰는 것만은 여전히 자신있다”고 말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도 도루 3위로 전준호와 김주찬을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1994, 1996, 1997년과 지난해 4차례 도루 1위를 차지했던 이종범은 지난달 한때 전준호에게 13개 차이까지 뒤졌지만, 이달 5경기에서 도루 2개를 추가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5경기에서 20타수 3안타(타율 0.150)로 타격이 부진한 것이 고민거리.
왼쪽 손가락 부상에 시달렸던 정수근도 완치 판정을 받은 뒤 다시 신발 끈을 동여맸다. 1998~2001년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한 그는 8일 두산전 더블헤더 1차전에서 9회말 안타로 출루한 뒤 2차례 연달아 도루에 성공할 정도로 주루 감각이 되살아났다. 하지만 정수근도 최근 5경기 타율이 0.154로 낮은 것이 고민이다. 2002년 대도(大盜) 김종국은 이달 들어 타율 0.278과 도루 4개로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며 타이틀 복귀의 꿈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