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오는 15일부터 도입하는 지하철 월 정기권 발매에 대해 수도권 국철을 운영하는 철도청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며 서울시에 이 계획을 취소할 것을 6일 공문으로 요청했다. 그러나 시는 정기권 발매를 강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정기권 혜택은 수도권 국철 구간은 제외돼 이용 시민들의 불편과 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수도권 국철을 운영하는 철도청은 6일 “서울시의 월 정기권 계획은 적지 않은 부작용이 우려돼 동의할 수 없는 방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철도청은 “정기권은 무제한 이용이 가능한 데다 제3자가 사용할 우려도 커 이번에 도입한 요금 거리비례제의 원칙을 근본부터 깨뜨리고, 1250억원이나 들여 설치한 새 단말기도 전면 손질해야 할 형편”이라며 취소 요구 배경을 밝혔다. 철도청은 이어 “서울시 지하철공사(1~4호선)와 도시철도공사(5~8호선)는 물론, 철도청 역시 적자 규모가 커져 결국 시민 세금이나 국가 예산으로 보전할 수밖에 없으므로 정기권은 불합리하다”고 밝혔다.

철도청은 이번 발표와 관련, “서울시와 사전 협의도 없었다”며 “충분한 검토 없이 발표된 정기권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는 서울시가 이번 교통체제 개편으로 요금 부담이 크다는 시민들의 불만을 완화시키는 데 급급해, 관계기관과의 논의도 건너뛰는 ‘졸속 행정’을 펴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하루 총 620만명 가량인 서울 및 수도권 지하철·전철 이용객 가운데 4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경인·경부선 전철 및 일산선, 분당선, 안산·과천선 등 수도권 전철 이용객들은 정기권 혜택을 받기 어렵게 됐다. 또한 서울지하철도 1·3·4호선에는 철도청 소속 전동차가 공동 운행되고 있으며, 지하철 1호선의 경우 서울시내 구간 중 청량리역(지하)~서울역을 제외한 전 구간(온수~남영, 회기~도봉산역)이 철도청 소속인 국철 구간이다. 만일 이 구간에서 철도청이 서울시가 발행한 지하철 월 정기권 사용을 금지할 경우, 시민들은 서울시내 구간을 이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구간만큼은 이용요금을 다시 내야 하는 혼란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서울지하철공사나 도시철도공사 역시 정기권 도입에 따른 적자 누적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의 한 고위 관계자는 “지하철 월 정기권은 서민 통근자를 위해 도입하려는 제도로, 앞으로 철도청과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며 “철도청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지하철 월 정기권은 오는 15일 발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정기권이 발매되면 국철에도 정기권 도입을 요청하자는 여론이 조성돼 철도청도 결국 정기권을 발매할 것으로 보고 있어 ‘밀어붙이기식 행정’이란 비난을 사고 있다. 정기권은 현재 마그네틱 카드 형태로 제작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지난 4일 “대중교통 개편에 따른 요금 인상으로 부담을 느끼는 서민을 위해 월 3만5200원이면 서울지역 어디든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 정기권을 발매하겠다”고 발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