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親盧) 인터넷매체 서프라이즈의 대표 부인의 대학교수 임용 청탁 사건은 청탁받은 교수가 그 전말을 폭로해 알려진 것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 측근으로 손꼽힌다는 열린우리당의 유시민 의원은 “(청탁받은 이가) 그냥 전화받고 ‘그러세요’ 하고 끊으면 되지, 무슨 진정을 내고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싣고, 그게 무슨 기삿거리가 되느냐”고 말했다. 마치 청탁한 쪽보다 폭로한 대학교수와 언론의 보도가 더 문제라는 식이다.
어떤 진보논객조차 “서프라이즈는 어차피 노무현 근위대, 유시민 친위대”라고 할 정도이니, 그들 사이는 알 만하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문화예술계에 대한 막대한 지원 자금을 주무르는 현직 차관이, 그것도 20여년간 공직에서 뼈가 굵어 눈치가 있을 법도 한 사람이 문화예술 담당 교수를 만나 청탁한 것이라면 상식적으로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 법도 하다. 그런데 이 정권 사람들은 그런 상식인의 상식과는 거리가 먼 모양이다.
서프라이즈는 또 총선 때 여당 후보 10여명에게 인터뷰 후 선거용 동영상 등을 팔아 3억원의 매출을 올린 의혹이 제기되자, “언론사 영업의 문제이지 도덕성과 관련없는 음해”라고 했다. 평소 입을 열었다 하면 언론개혁을 들먹이는 이 정권이고 또 그 정권의 대변자가 이 매체였는데, 이런 식의 주고받는 ‘총선장사’가 그들이 말하는 언론개혁의 종착역이란 것인지도 궁금하다.
열린우리당 장복심 의원도 지난 총선 때 비례대표 공천을 앞두고 당내 인사들에게 돈을 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마치 일부 언론이 의도를 갖고 악의적으로 보도한 것처럼 비난하고 나섰다. 장 의원이 어떤 명목이었든 돈을 돌린 것은 엄연한 사실인데 어떻게 이렇게 똑같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이 정권 출범 이후 대통령을 비롯, 핵심인사들이 툭하면 들고 나온 게 음모론이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일이 생기면 누군가 의도를 갖고 음모를 꾸민다고 거꾸로 치고 나오는 것이다. 음모론이란 권력 내의 정보를 접할 수 없는 약자들이 들고 나오는 수단인데, 이 정부는 모든 정보를 움켜쥐고도 야당할 때, 또는 직업 없이 정가(政街)를 떠돌 때의 그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