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정부는 28일의 주권 회복을 계기로 ‘임시정부’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사법과 치안, 외교 부문에서 주도적으로 새 길을 모색하게 된다. 당장 이야드 알라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점령에 대한 분노’ 때문에 미군에 저항했던 자들은 사면(赦免)하겠다”고 밝혔다. 즉, “정부는 절망감에서 점령에 반대하는 행동을 한 이라크인들과, 무고한 시민을 죽이고 이라크의 실패를 원하는 외국 테러범·범죄자들을 구별하겠다”는 것이다.
알라위가 사면 대상으로 밝힌 부류는 그동안 미군의 통칭 ‘반(反)이라크 세력’ 내에서 별도로 구분되지 않은 집단이다. 임시정부를 이끄는 이야드 알라위 총리는 미국의 유보적인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미 바트당원을 기용해 사담 후세인 전(前) 대통령의 치안·정보 담당 기구 복원을 추진해 왔다. 따라서 알라위 내각은 보다 ‘실용적인’ 노선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또 28일 사담 후세인과 측근들에 대한 사법적 관할은 이미 이라크 정부로 인계됐다고, 알 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 대변인인 마크 키미트 준장은 “1주일 내에 사담 후세인이 이라크 판사 앞에서 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가 주권국으로 회복됨에 따라, 유럽연합(EU)도 이라크 바그다드에 대표부를 설치하고 내년 초로 예정된 총선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주권국 이라크는 또 현재 주둔 중인 16만명의 외국군에 대해 철군(撤軍)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이라크의 치안 상태를 고려할 때, 그 같은 요청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라크 안보는 앞으로 미군과 영국군 장성 각 1명이 참석하는 이라크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이라크인이 최종 결정권을 갖게 되지만, 이라크 정부가 이들 외국군을 완전히 통제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BBC 방송은 “지금까지 이라크 정부와 각국 간에 오간 문서에 따르면, 외국군의 대규모 군사작전에 대한 이라크 정부의 거부권은 어느 정도 인정된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지난 4월 초 있었던 수니파 저항 거점 팔루자시에 대한 미군의 3주간 대공세와 같은 군 작전은 앞으로 드물 것이라는 것.
그러나 미군 주도의 연합군 지위에 대해서는, 아직 어떠한 협정(SOFA)도 체결되지 않았다. 미국은, SOFA는 2006년 출범하는 이라크인 총의(總意)에 따른 정부와의 협상이 될 것이고, 이전까지는 “불변”이라는 입장이다. 주권국 이라크는 또 180억달러에 달하는 미군의 재건 비용 지원에 의존하고 있어, 미국의 영향력은 계속 막대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