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대학들이 전임강사·조교수 등 ‘계약제 임용 교수’들을 ‘계약 기간 만료’만을 이유로 해고할 수 없게 됐다.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제 교수들을 재임용하지 않을 경우 교원징계재심위원회 심의나 법원 소송을 통해 모두 복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또 대학들이 주먹구구식 기준으로 교수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던 관행도 더 이상 발 붙일 수 없게 됐다. 대학들이 계약제 교수를 재임용하는 기준을 명확히 만들어야 하며, 그 기준을 충족하지 않을 경우에만 재임용 탈락이 허용된다.
이 같은 ‘교수 재임용’ 관련 변화는 작년 2월 헌법재판소 결정과 올해 4월 대법원 판결로 무르익었으며, 지난 17일 교원징계재심위가 재임용 탈락 재심을 청구한 교수 9명에 대해 대학들에 “재임용 탈락을 취소하라”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완결됐다.
◆재임용 탈락에 대한 법원과 재심위의 판결·결정 변화
지금까지 교원징계재심위는 재임용 탈락 교수의 재심 요구에 무조건 ‘각하’ 결정을 내려왔다. 계약 기간이 만료된 교수에 대한 재임용 탈락은 임용권자의 재량 사항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법원 역시 재임용 탈락은 소송의 대상이 아니라며 일관되게 ‘각하’ 판결을 내려왔다.
그러나 작년 2월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각하’의 근거가 됐던 사립학교법·교육공무원법 등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4월 22일 대법원은 서울대 김민수 교수가 낸 ‘재임용 거부처분 취소청구’ 사건에서 종전 판례를 변경해 “재임용 탈락도 재심청구나 행정소송의 대상이 된다”고 판결했다.
이렇게 되자 교원징계재심위도 입장을 바꿨다. 재임용 탈락 사건을 심사 대상에 넣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17일 사상 처음으로 10건의 재임용 탈락 사건을 재심, 9건을 구제해줬다.
교원징계재심위는 18일 재임용 제도가 도입된 1975년 이후 재임용에서 떨어진 교수가 모두 440명이며, 이들이 재심을 요청할 경우 모두 심의해 이유 있으면 구제해 주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헌법불합치 판정을 받은 사립학교법 등 3개 법안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무리한 재임용 탈락 거의 사라질 듯
대학들은 이 같은 조치에 반발하고 있지만 앞으로 재임용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을 충족한 모든 교수를 재임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준은 ‘2년 안에 일정 수준의 외국 학술저널에 논문 몇 개를 내야 한다’는 등의 연구실적 등으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