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여신은 프랑스 편이었다.

1―2로 역전당한 후반 19분 크로아티아 수비수 코바치의 어정쩡한 백패스를 골키퍼 부티나가 쳐내는 순간 볼이 다비드 트레제게 팔뚝에 맞고 튕겼고, 닐센 주심이 못 본 사이 트레제게는 이 골을 그대로 왼발로 밀어넣었다. 2―2 . 크로아티아는 핸들링 반칙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프랑스 르몽드지는 “프랑스는 정말 운 좋게 트레제게 손의 도움을 받아 수렁에서 빠져나왔다”고 비꼬았다. 프랑스는 18일 200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크로아티아를 맞아 상대의 자책골 등 행운의 2골로 1승1무(승점4)로 조 1위에 올랐다.

포르투갈 마갈랑이스 페소아 경기장에서 열린 유로 2004 B조 경기에서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가운데)가 크로아티아 수비수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고 있다.

트레제게 원톱에 앙리·지단·빌토르드 등 호화 공격라인이 포진한 프랑스는 전반 경기를 주도했다. 22분, 지네딘 지단이 찬 프리킥이 문전에 있던 상대 수비수 이고르 투도르의 몸에 맞고 골문 구석으로 박히면서 쉽게 승기를 잡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후반 반격에 나선 크로아티아의 공세는 매서웠다. 3분 만에 프랑스 수비수 미카엘 실베스트르의 파울로 얻어낸 PK를 밀란 라파이치가 동점골로 성공시킨 데 이어 4분 후 다도 프르소가 프랑스의 드사이가 헛발질한 틈을 타 왼발 슛을 터뜨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98프랑스 월드컵 4강전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프랑스에 역전패한 빚을 갚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19분 터진 트레제게의 골로 무승부에 그쳤다.

잉글랜드는 코잉브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위스전에서 ‘축구신동’ 웨인 루니의 2골과 스티븐 제라드의 쐐기골에 힘입어 3대0으로 완승, 1승1패로 조 2위에 오르며 8강행의 불씨를 살렸다. 루니는 전반 23분 마이클 오언이 왼쪽 페널티 지역에서 올린 크로스를 문전 헤딩으로 연결해 선취골을 뽑았다. 루니는 18세7개월23일에 골을 뽑아내 지난 84년 유고의 드라간 스토이코비치(19세3개월16일)가 갖고 있던 유럽선수권대회 본선 최연소 골 기록을 갈아치우며 특유의 덤블링 세러모니로 포효했다. 루니는 후반 30분 추가골을 터뜨렸고 제라드는 7분 뒤 한 골을 더 보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