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이후 중국 지린(吉林)성 투먼(圖們)시 탈북자 수용소에서 한국행을 요구했던 탈북자 7명이 북한으로 송환된 사실이 16일 확인됨에 따라 우리 정부가 이들의 생사 문제를 어떻게 취급했기에 이런 일이 발생했느냐는 책임문제가 불거지게 됐다.

이들의 동향이 국내 언론에 보도된 것은 3개월 전인 지난 3월이었다. 당시 국내 언론은 이들 탈북자들이 북한 강제송환에 저항하기 위해 단식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때 우리 정부는 “농성 규모가 과장된 것 같다” “탈북자가 북송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탈북자들은 북송되고 말았다. 그동안 우리 정부가 이들의 북송을 막기 위해 무슨 조치를 취했는지가 밝혀져야 할 부분이다.

국내 언론은 6월 3일 우리 인권단체를 인용, ‘탈북자 7명이 5월 13일 일반 탈북자들보다 더 삼엄한 경계하에 북한으로 비밀리에 넘겨져 북한 내 온성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리 정부는 “중국 당국에 확인한 결과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중국 정부가 우리 정부에 거짓말을 했다면 중국 당국은 반인권적인 조치의 책임을 면키 어렵다. 그렇다 해도 우리 정부가 이들 탈북자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보여왔더라도 중국 정부가 이들을 북송시켰을지는 의문이다. 중국이 우리 정부의 문의를 받은 후에 탈북자들을 북송했다면 우리 정부는 중국에 문의만 하고 그 이후엔 이 문제를 챙기지 않았다는 얘기밖에 되지 않는다.

인권단체에서는 정부가 무책임한 대응을 하고 있으며, 국민을 속이려 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준비해왔다. 한 인권단체 관계자는 “우리가 조만간 이 문제와 관련된 기자회견을 하려 하자 정부가 전격적으로 탈북자 북송사실을 16일 언론에 발표했다”고 말했다.

북한으로 송환된 탈북자 7인의 한국행을 주선해온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전도사는 “탈북자의 이름이 지난 5월부터 실명으로 공개되고, 주중(駐中) 대사관의 영사 2명이 당시 수감 중이던 탈북자들을 만나 중국 정부와 협상을 했다는데도 이들이 북송된 것은 우리 정부의 1차적 책임”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탈북자문제에 대해 전보다 훨씬 강경해진 중국 정부의 태도를 우리 정부가 간과한 것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탈북자 지원단체의 한 관계자는 “중국 공안이 최근 탈북자의 대대적 단속을 벌여왔는데도 우리 정부는 제3국을 통한 탈북자의 한국행에 협조해준 중국 외교부만 믿고 탈북자들을 소홀히 한 게 아니냐”고 말했다. 천 전도사는 “외교부에서는 중국과 탈북자의 한국행에 관한 협상을 했다고 하지만 탈북자의 송환은 결과적으로 한·중 양국 정부의 방치하에 이뤄진 살인행위와 다름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