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나라가 통일이나 건국 초기에 수도를 옮긴 경우는 있어도 우리처럼 수도권 과밀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수도를 옮긴 사례는 거의 없다.

다만, 일본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도쿄 집중문제가 제기되면서 국회가 90년 11월 7일 ‘국회 등의 이전에 관한 결의’를 통해 행정수도 이전을 결정했다. 행정수도 이전을 통해 행정개혁·지방분권·규제개혁을 한다는 다목적 포석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도쿄도가 반대하는 등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데다 이전 대상지역 선정문제, 경제불황으로 인한 재정문제까지 겹치면서 행정수도 이전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독일의 경우, 90년 동독과의 통일조약체결시 통일 수도를 베를린으로 명시했지만 본 지역의 반대로 결국 의회에서 투표로 결정됐다. 연방의회에서 격론을 벌인 끝에 투표에서 327대320표로 베를린으로 수도가 결정났다.

브라질의 경우, 침체된 내륙지방을 활성화하고 외부 침략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1800년대부터 수도이전에 대한 국민적 논의가 진행됐다. 1892년에는 브라질 중앙고원으로 입지가 결정됐지만 진전이 없었다.

1956년에 와서야 수도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운 쿠비체크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57년 착공 후 불과 4년 만에 완공됐으나, 무리한 수도이전 공사로 경제에 큰 부담이 됐다.

말레이시아는 95년 마하티르 수상의 결정에 따라 수도 콸라룸푸르 지역으로부터 20~30㎞ 떨어진 곳에 푸트라자야 신행정수도 건설을 결정했다. 물론 국민투표 등 여론 수렴절차는 없었지만 우리와 같은 천도라기보다는 신도시 개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