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관계자는 8일 2005년까지 주한미군 1만2500명을 감축하겠다는 미국의 입장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이날 정부 주요 관계자들도 일제히 나서서 주한미군 감축시기가 최종 결정된 것이 아니라며, 전방위에서 대국민 홍보에 나섰다.

조영길(曺永吉) 국방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2005년까지 감축하겠다는 것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며 미측이 의견서를 제시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권진호(權鎭鎬)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도 “미국의 구상은 일방적인 통보가 아니라 앞으로 한·미 양국간 협의의 기초가 되는 미국측 구상을 우리측에 설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최종 결론은 앞으로 한·미 양국간 협의를 진행해봐야 알 수 있으며, 현 상태에서 미국측이 얘기한 안을 최종안이라고 예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들은 미국의 제안을 바꾸기 위한 정부의 대응 방안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조 장관은 “아직 우리 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며 “미국측과 좀 더 협상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측과 협의를 통해 예상되는 상황을 검토할 것”이라며 “안보공백 우려에 대해서는 한·미공동의 억제력이 약화되지 않고 강화하는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같은 입장은 미국의 입장 통보가 일방적이며, 미군 감축 시기가 지나치게 빨라 안보공백이 우려된다는 판단에 기반한 것이지만, 아직 확실한 대응 방향을 잡지는 못하고 있는 인상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안정적인 한·미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안보 불안감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우리측 입장이 반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비록 그 작업이 쉽지는 않겠지만, 정부입장에서는 쉽게 이를 단념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