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이용하다 보면 우대권을 받으려고 줄을 서는 일이 더러 있다. 신분증을 내밀면 무임승차용 우대권 한 장을 준다. “감사합니다” 한마디 건네면 반사적으로 “예, 건강하십시오”라는 말이 확성기를 타고 돌아온다. 승차권 하나에 감사할 게 무엇이냐고 빈정거릴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감사하고픈 이유가 있다. 그 시설을 누릴 수 있는 건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첫째 감사 조건이고, 시설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종사자들의 섬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그 둘째 이유다.
내가 전한 ‘감사하다’는 말은 곧 좋은 반향(反響)을 일으켜 다시 내게 축복으로 돌려지니 이 또한 얼마나 좋은가. 이것이 셋째 이유다. 그래서 기분 흐뭇하고, 나들이 길 명랑하게 되어 엔도르핀 많이 나와 건강에 도움되니 이것이 네 번째 감사 이유다.
자리를 양보하는 학생 또는 젊은이에게 “고마워”라고 한마디 던지면 어르신이나 젊은이나 서로 기분이 좋을 것 아닌가. 노약자석에 젊은이가 앉았다고 볼멘소리 하면 앉아도 불쾌하고 비켜주는 이도 기분 좋을 리 없다. 노인에게 할애된 자리라도 비켜주는 분들이 덜 미안하도록 배려해주는 어르신으로 비쳐졌으면 한다.
경로사상이 엷어졌다고 사회를 탓하고 교육을 탓한들 무슨 뾰족한 수가 있겠는가! 노인인 자신들이 어르신으로 우러름 받을 수 있도록 처신하는 일이 경로정신을 깨우치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윤평원·전직 고교교장·부산 동래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