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프랑스영화제의 매력은 프랑스 영화 전성기의 고전은 물론, ‘요즘 프랑스 영화’를 일별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양의 신작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올 '서울프랑스영화제'에서는 '당신 먼저' '너만을 그리며' '결혼' '나탈리'(왼쪽부터) 등 프랑스영화 16편과 한국영화 10편을 상영한다.

지난해부터 전시·음악·무용 등 종합 축제로 탈바꿈한 ‘랑데부 드 서울’의 일환으로 열리는 서울프랑스영화제가 11~19일 서울 시네큐브와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세종문화회관 소극장 등 세 곳에서 동시에 열린다. 주한 프랑스문화원과 세종문화회관이 공동 주최하는 영화제에서는 1950년대부터 최근의 프랑스 영화 16편과 한국 영화 10편이 상영된다. 또 시네마테크 부산에서는 19~ 25일 ‘랑데부 드 부산’의 일환으로 지난해와 올해 제작된 미개봉 신작만을 추려 ‘프랑스 영화 페스티벌’을 연다.

상영작 중 눈에 띄는 ‘문제 인물’은 ‘로망스’로 한국 관객에게도 낯익은 카트린 브레야 감독. 그가 2000년에 만든 ‘팻 걸’이 상영된다. 소심한 성격의 뚱뚱한 12세 소녀가 가족 여행 중 겪는 사랑의 설렘과 성(性), 끔찍한 사고를 잔혹하리만치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잠시 후’ ‘자니스와 존’ ‘당신 먼저’ ‘너만을 그리며’ ‘결혼’ 등은 지난해와 올해 만들어진 신작으로 현재 프랑스 영화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애니메이션 ‘개와 장군 그리고 새들’은 지난해 프랜시스 닐슨이 만든 신작으로 나폴레옹 시대 러시아 장군의 고뇌를 그린 작품.

또 다른 애니메이션 ‘타임 마스터’는 ‘판타스틱 플래닛’의 감독 르네 랄루가 81년 제작한 두 번째 장편으로 역시 엄청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블레이드 러너’ ‘제5원소’의 디자이너로도 잘 알려진 만화가 뫼비우스의 그림을 바탕으로 3년간 만들었다.

특별상영되는 ‘철로 쟁탈전’은 ‘태양은 가득히’의 르네 클레망 감독의 1945년 장편 데뷔작으로 레지스탕스 걸작 영화의 하나로 꼽힌다. 1940년대 초 독일 점령에 반대해 궐기한 샬롱 쉬르 사온 지역의 철도 노동자들 이야기로 실제 노동자들이 출연해 화제가 됐고, 그해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영어·불어 자막을 입힌 한국영화 상영회도 마련된다. ‘안개’(감독 김수용) ‘장마’(유현목) ‘짝코’(임권택’) ‘어둠의 자식들’(이장호) ‘섬’(김기덕) ‘킬리만자로’(오승욱) 등 한국 영화 10편은 한국의 영상언어를 대표하는 작품들로 선정돼 관객에게 선보인다.

‘나탈리’의 여자주인공 에마뉘엘 베아르의 방한은 취소됐지만, 앙드레 테시네 감독의 ‘엘리스와 마틴’의 주인공인 알렉시스 로렛이 ‘결혼’의 주인공으로 클로에 람베르와 함께 14·15일 방한한다.

영화만 보기 섭섭하다면 ‘랑데부 드 서울’을 통째로 즐겨보자. 행사의 문을 여는 오프닝 공연은 셀린 바케의 현대무용 ‘체인지 페이스’(11일 오후 7시, 분수대광장)와 페트 갈랑트 무용단의 바로크댄스 ‘나의 기쁨이여 영원하라’(11일 오후 8시, 소극장), 엔터테이너 피에르 르 브라의 원맨쇼 ‘귀스타브 파킹’(16일 오후 7시30분, 소극장)도 눈여겨 볼 만하다. 재즈바이올리니스트 디디에 록우드 재즈 쿼텟 공연 등 음악 공연도 놓치지 말 것. www.rendez-vous.or.kr (02)399-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