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소설가 등 우리말을 가장 아름답게 조각해내는 작가들이 바통을 이어가는 ‘재미있다! 우리 고전’ 시리즈는, 구수한 입말과 더불어 원전의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어 유익하고 재미있다. 여덟 번째로 나온 ‘옹고집전’도 마찬가지다. 인물의 성격, 배경을 묘사하는 대목들이 익살스럽고 생생해 우리말의 묘미, 흥겨운 판소리 가락을 절로 만끽하게 된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고약한 성미와 도가 지나친 악행으로 원성을 사던 옹고집이 어느 날 나타난 가짜 옹고집에게 집이며 재산, 가족까지 다 빼앗긴 뒤 고생고생하다가 잘못을 깨달은 뒤 개과천선한다는 이야기. 고전소설의 전형적인 특징인 ‘권선징악’이 주제이되, 이런 소설이 나오기까지의 당대 배경을 아이와 함께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다.

옹고집전의 배경은 신흥 부호들이 활발하게 등장하던 조선 후기다. 옹고집은 부와 신분 상승을 이용해 패륜적 행위를 일삼았던 신흥 부호의 상징인 셈. 한마디로 악덕 배금(拜金)주의자이자 패륜아인 옹고집을 벌하고 공동체의 연대를 회복하려는 백성들의 소망이 담긴 풍자소설이다.

빈부의 격차로 고민하는 요즘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봐도 괜찮다. 거지가 된 옹고집이 우연히 들른 작은 고을에서 깨닫는 내용을 주제로 삼아보면 어떨까. 앞 못 보는 좌수 어른의 생신이라며 마을사람들이 어떤 선물을 할까 즐거워하며 고민하는 대목. 백성들은 모두 높은 사람을 싫어한다고 믿었던 옹고집이 의아해하자 마을 사람들이 대답한다. “우리 좌수 어른 말이오? 마을 사람 가난을 자기 가난으로 여기고, 마을 사람 불행을 자기 불행으로 생각하는 분이지요. 마을 아이의 병을 좌수 어른 자손의 병으로 생각하고, 마을 사람 행복을 좌수 어른의 행복으로 생각하는 분이라오.” 초등학교 3학년~중학생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