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남성 철학자들은 늘 죽음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자신은 생명에 관해 말하고자 한다고 했다. 인간은 죽게 되어 있는 존재라는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하면서 진부한 명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자들은 늘 죽음을 이야기했고 죽음에 대한 관점이 곧 그 철학자의 고유한 철학이기도 했다.

소크라테스, 플라톤, 쇼펜하우어, 니체, 하이데거, 야스퍼스, 레비나스, 들뢰즈, 장자, 유가의 죽음관을 다룬 이 책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죽음은 육체로부터 영혼의 해방”은 플라톤의 말, “죽음은 삶의 목적”은 쇼펜하우어, “죽음은 삶의 완성”은 니체의 말이다. 야스퍼스는 “죽음은 실존의 거울”이라 했고 레비나스는 “죽음은 언제나 타자의 거울”이라고 했다. 반면 장자는 “죽음은 삶과 평등하다”고 했다.

쇼펜하우어는 콜레라가 창궐하자 서둘러 남쪽 지방으로 피신했다. 겉으로는 염세를 이야기하면서도 자살하지 않고 오히려 장수했다. 반면 “죽음은 자연으로의 회귀”라 했던 들뢰즈는 스스로 건물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 결국은 각 철학자들의 죽음관보다는 그들이 죽은 방식을 살펴보는 게 죽음에 대한 그들의 입장을 정확히 살필 수 있는 방법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