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은 3일 제2차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어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에서 우발적 무력 충돌을 방지하는 방안 등에 대해 집중 논의했으나, 밤 12시가 넘도록 구체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양측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설악산국립공원 내 켄싱턴스타호텔에서 2차 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우발적 무력 충돌의 방지라는 ‘원칙’만 재확인했을 뿐, 각론에서의 기본적 입장 차이는 여전한 상태다.
다만 오후 9시에 재개된 네 번째 실무접촉에서 북측은 평양의 훈령을 토대로 다소 완화된 내용을 담은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고, 남측은 이를 분석하느라 밤 늦게까지 숙고를 거듭했다. 이에 따라 남북 간의 추가 협의 결과가 주목된다.
하지만 남측 대표단 관계자는 “서로의 입장 차이가 생각보다 크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4일 새벽에라도 실무접촉을 더 가질지, 아니면 추후 3차 회담과 같은 별도 일정을 잡을지 등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 남북은 시종 줄다리기를 계속했다. 양측은 오전에 전체회의와 실무접촉을, 오후에는 실무접촉만 세 차례 등 총 다섯 차례나 협상에 나섰으나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
우리측은 서해 함대 사령부 간 직통전화 설치·운영 경비함정 간 공용 주파수 설정·운영 깃발 등 경비함정 간 시각신호 제정·활용 불법 어로 단속과 관련된 정보교환 등의 무력 충돌 방지책을 오는 15일부터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북측은 “서해에서의 무력 충돌이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에 동감한다”며 “그러나 쌍방 경비함정들의 충돌을 유발할 수 있는 근원 자체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북측이 서해 NLL을 인정할 수 없으며, 이를 대체할 새로운 선을 만들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해석됐다. 북측은 또 비무장지대(DMZ) 인근 전방지역에서 이뤄지는 선전의 중지와 확성기·전광판 등 선전 수단의 제거 등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안익산 단장 등 북측 대표단은 오전 7시쯤 동해선 출입국관리사무소(CIQ)를 통과, 오전 8시45분쯤 회담장에 도착했다.
이날 회의장에서는 폭이 크게 줄어든 회의석이 화제가 됐다. 북측 안익산 단장은 모두발언에서 “지난번 회의 때에는 (회의석이) 넓고 멀었는데 이번에는 가까워서 (회담이) 잘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차 회담 때는 악수를 위해 서로 일어나 허리를 길게 펴야 할 정도였지만, 이번에는 앉은 채로도 악수할 수 있을 정도였다.
안 단장은 인사말이 끝날 무렵 불쑥 “한 가지 섭섭한 점이 있다”고 말해 회담장을 잠시 긴장시켰다. 그는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공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고 싶었는데, 통행검사라며 (차량을) 돌리는 통에 못 봤다”며 “돌아갈 때는 꼭 보고 싶다”고 했다.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