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오후 메이요(60)씨는 개를 데리고 서울 동부이촌동 아파트 주변을 산책하고 있었다. 25년 전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89년 이후 줄곧 한국에 살면서 비가 오지 않으면 매일 산책을 나갔다.

동네를 한바퀴 돌아 아파트 입구에 다다랐을 무렵, 벤치에 앉아서 얘기를 나누고 있는 10대 소녀 네댓 명을 만났다. 메이요씨는 “안녕(Hi)”하면서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초면이었지만 그에게 인사는 습관이었다.

한 소녀가 대뜸 다가와 영어로 “미국인인가요?”라고 물었다. 그는 “그렇다”고 했다. “미국 어디 출신인데요?” “미주리주에서 왔단다.” 대답하기 무섭게 그 소녀는 딱 잘라 말했다. “그럼, 미국으로 돌아가세요!(Go home!)”

메이요씨는 너무 놀라 할 말을 잃었다고 한다. 우선 이 소녀가 왜 자신에게 이렇게 무례하게 구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메이요씨는 집으로 돌아와 아내(49)에게 겪은 일을 얘기했다. 화를 낸 쪽은 한국인 아내였다. “어린 애들이 나이든 사람에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하지만 메이요씨는 “한국 문화가 바뀌어 네댓 명의 어린 소녀들이 그런 행동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16년 동안 한국에 살면서 줄곧 성실하고 어른을 공경하며 따뜻한 한국 사람들의 모습을 보아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 일을 당하기까지 ‘반미감정’이라는 것은 신문에서나 읽었을 뿐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한국인 아내는 “서글퍼졌다”고 했다. 그녀는 최근 본지에 보낸 이메일에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어떤 견해를 갖는가는 각자의 몫이지만, 자신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은 사람에게 무례하게 행동해서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썼다.

이들 부부는 다음달 미국으로 돌아간다. 영구 귀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