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월화드라마 ‘불새’. 열혈팬들에게 ‘불새리안’이란 신조어를 선사하며 지난주(17~23일) 29.6%로 전체 프로그램 시청률 1위(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를 기록했다. 일등 공신은 남자주인공 세훈 역 이서진이라 해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지난해 ‘다모폐인’이란 유행어를 만들어냈던 사극 ‘다모’와 이번 드라마까지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인기를 쌓고 있다.

녹화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MBC 의정부 문화동산에서 만난 그는 또렷한 눈빛에 정확한 말투로 극중 장세훈의 모습을 재현했다.

“가끔 자다가 일어나서 ‘내가 지금 연기를 잘 하고 있는 건가’ 스스로 되묻기도 해요.”

이날 촬영분은 극중 세훈이 서재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과 집착을 버리지 못하는 미란에 대해 분노하는 장면. 주변의 20~30여명의 스태프들은 행여 작은 발소리라도 들릴까 연신 “조용히”를 외쳤다. 특별한 대사 없이 눈빛과 작은 행동들로 표현되는 그의 감정 연기는 모니터용 카메라에 그대로 묻어났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눈빛 연기를 첫째로 꼽는다.

“연기할 때 눈을 통해 안에 갖고 있는 감정을 최대한 발산시키려고 노력해요. 내면의 감정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눈빛연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죠.” 내면 연기를 위해 “촬영 전에 최대한 감정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한다”는 그는 “세훈이 지은의 불행에 대해 자책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떠올리면 벌써부터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불새’는 사실 ‘뻔’하다면 뻔한 4각관계 드라마다. 주변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헤어진 남녀가 10년 후에 다시 만나지만 또 다시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에 놓인다. “사랑은 한마디로 단정짓기 참 힘든, 복잡한 감정인 것 같습니다.” 그는 자기가 맡은 역에 대해 “장세훈은 분명 매력적인 인물이긴 하지만 ‘다모’ 때보다도 그려내기가 훨씬 힘든 인물”이라고 말했다. 사랑에도 ‘타이밍’이 있는 것일까. 그는 “타이밍이라기보다, 사랑은 각자의 인연에 달렸다고 믿는다”는 대답을 돌려줬다.

그러나 드라마에 마냥 좋은 평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남녀의 복잡한 심리를 그린 만큼 시청자 게시판에는 “애매한 입장을 취하는 등장인물들을 이해할 수 없다”는 내용이 올라오기도 한다. “시청자들은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부분이 그 인물을 통해 드러나기를 원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여러 가지 모습을 갖고 있잖아요. 그런 점에서 네 명의 캐릭터들은 매우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데뷔 이후 고아(그 여자네 집)나 가난한 고학생(불새)과 같은 ‘힘든 인물’ 역을 맡아온 그의 실제 성격이 궁금해졌다. “드라마 초반 지은과 연애하는 밝은 장면들이 실제 제 모습에 더 가까워요. 촬영도 굉장히 쉽고 재밌게 했고요.” 그는 “적어도 올해는 이 드라마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영화 출연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일까. 그는 “특정한 장르를 가리지는 않지만, 남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