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종로구 제부동 골목의 자그마한 사무실에서 북한 인권에 관심 있는 학자들과 인권운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북한의 실상을 체계적으로 조사·연구하고 기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NKDB Center’ 개소식을 열기 위해서였다.
북한인권 운동가 김상헌씨, 북한민주화네트워크 한기홍 대표, 서윤환(전북대)·엄홍석(영남대) 교수 등과 북한 인권 개선과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학생들이 주로 참석했다.
센터 소장을 맡게 된 한국정치발전연구원의 윤여상(尹汝常·37) 박사는 인사말을 통해 “참담한 북한 인권의 실상을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하는 한국사회의 분위기가 참으로 답답하다. 체계적인 정보축적을 통해 북한의 현실을 정확히 알려야 한다”며 북한 주민이 겪고 있는 아픔을 남녘의 형제가 함께하지 못하는 데 대한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북한 인권문제와 탈북자들에게 기울인 윤 박사의 관심과 열정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 복무 시절 비무장지대에서 북한군과 매일 마주한 게 인연이 되어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는 탈북 주민의 사회정착에 관한 석·박사 논문까지 쓰게 됐다. 1999년 5월 탈북자들을 위해 ‘하나원’이 문 열 때부터 윤 박사는 탈북자들과 함께했다.
“밤을 지새우며 탈북자들에게 듣는 이야기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충격이었고, 한 편의 드라마로도 못 담아낼 역사였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그들과 함께한 경험이 나를 완전히 북한박사로 만들었지요.”
그러면서 그는 북한 인권의 실상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고 비인간적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고 했다.
“북한 인권 문제는 과거 남북한의 적대관계 속에서 군사정권이 일방적으로 이용한 측면과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로 인해 왜곡된 측면이 있습니다. 이를 빌미로 이른바 진보세력은 북한인권을 외면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는 진보세력의 이러한 태도는 정말 심각한 문제라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북한인권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문 연 ‘NKDB Center’는 국내외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인 북한정보를 국제표준에 맞는 형태로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제시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조사 프로그램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제는 북한인권문제가 남북관계에 장애가 된다는 편견을 버려야 합니다. 인권은 남북관계의 발전과 동일선상에 놓여 있지, 그 문제로 인해 남북관계가 손상될 이유가 없습니다.”
NKDB센터가 북한의 현실과 인권 상황에 관해 더욱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정보를 축적하는 것이야말로 북한인권 해결과 남북평화의 지름길임을 그는 되풀이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