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시인

‘말이 되지 않는/ 그리움이 있는 줄 이제 알겠습니다/ 말로는 나오지 않는 그리움으로/ 내 가슴은 봄빛처럼 야위어가고/…/ 이제 내 피는/ 그대를 향해/ 까맣게 다 탔습니다.’(‘봄밤’)

제1회 부부의 날(21일)을 앞두고 나온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시선집 ‘참 좋은 당신’(시와시학사)은 사랑이 시작될 때의 설렘과 행복감, 그리움의 애틋함까지 사랑의 여러 모습을 보여준다. 시인이 쓴 시 중에서 49편의 사랑의 절창을 따로 모았다.

부부의 묵은 사랑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자기’에서 ‘당신’이 되었지만 그 사랑은 늘 새로운 부끄러움으로, 늘 새로운 떨림으로 처음의 감동을 노래한다.

‘처음 당신을 발견해 가던 떨림/ 당신을 알아가던 환희/…/ 당신의 빛과 그림자 모두 내것이 되어 가슴에 연민으로 오던 아픔, 이렇게 당신께 길들여지고 그 길들여짐을 나는 누리게 되었습니다.’(‘내게 당신은 첫눈 같은 이’)

사랑은 전염성이 강하다. 이 세상 ‘오직 한 사람’에서 시작된 사랑의 물결은 가슴에서 가슴으로, 온 세상으로 퍼져나간다. “당신과 만남으로 하여/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배웠”다는 시인은 “당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 사람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사랑’)라고 노래한다.

이별의 슬픔도 더 깊은 사랑을 위한 전주곡으로 변주된다. ‘서리 친 가을 찬물을/ 초승달같이 하이얀 맨발로/ 건너서 가네’(‘이별’)

시인은 서문에서 “사랑노래들이 지구를 몇 바퀴 도는 행복한 일이라면 이별노래는 지구를 몇 번 들었다 놓았다 하는 일과 맞먹는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