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미2사단 정문옆 담에 걸린 한미동맹의 플래카드앞으로 미군들이 지나며 부대정문으로 들어가고 있다.

주한미군 일부 병력의 이라크 투입이 공식화된 17일 청와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외교부·국방부 등 정부 유관 부처들은 “미국측으로부터 극히 최근에 연락이 왔다”는 기본적인 사실관계만 확인할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이나 정부의 평가와 대책 등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청와대와 NSC 사무처는 이른 새벽부터 이 문제를 논의한 끝에 대(對)언론 발표 창구를 외교부로 단일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청와대측의 공식 입장은 나오질 않았다. 국방부도 “외교부에서 말할 것”이라는 입장만 되풀이 했다.

다만 정부 관계자들은 이 같은 미국측 요구가 나온 배경이 한국의 이라크 추가 파병이 지연되는 것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주한미군의 이라크 투입 계획은 미국이 세계적으로 추진하는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 및 이라크 내 정정불안에서 비롯된 미군의 수요에 따른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또 일부 미군이 이라크로 투입된다고 해도 한·미의 대북(對北) 억지력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NSC 및 외교부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주일 미군도 일부 빼가지 않았느냐”는 등 주한미군의 이라크 투입을 기정사실화하는 흐름도 있었다.

그러면서도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부처들은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는 안보 불안, 장기적으로는 한·미동맹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부산한 모습이었다. NSC 직원들은 전화통화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팽팽하게 (미국측과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긴박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