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시대(서기 475~538년) 백제 문화의 보물들을 한 데 모아놓은 ‘국립공주박물관’이 새 보금자리를 마련, 지난 14일 문을 열었다.
충남 공주시 웅진동 새 공주박물관에 들어서자, 우선 넓은 부지와 아름다운 조경, 잘 지어진 건물이 눈에 확 띄었다. 총 382억원을 들여 지은 새 박물관은 대지 2만1065평에 건물연면적 3581평(지상 2층, 지하 1층). 옛 박물관보다 대지와 건물 면적 모두 다섯 배 이상 커졌다.
박물관 건물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왼쪽은 3개의 전시실, 오른쪽은 부대시설로 돼 있었다. 전시실 1층은 공주박물관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무령왕릉실’.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108종 2906점의 유물 중 묘지석(墓誌石·국보 163호), 왕과 왕비의 금제관식(金製冠飾·154, 155호), 석수(石獸·162호) 등 10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2층 ‘웅진(熊津)문화실’에는 백제가 공주에 도읍을 정했던 웅진시대를 전후한 이 지역의 주거, 분묘, 성곽 등 130여점이 전시돼 있다.
이와 함께 2층 기획전시실에선 ‘우리 문화에 피어난 연꽃’을 주제로 신축 이전 기념 특별전이 오는 7월 18일까지 열린다. 교과서에서만 볼 수 있었던 국보 95호 ‘청자칠보투각향로(靑磁七寶透刻香爐)’ 등 귀중한 유물 200여점이 처음으로 공주에 나들이 왔다.
새 박물관의 전시 특징 중 하나는 획일적으로 만들어진 진열장 안에 유물을 죽 늘어놓았던 이전과 달리 각기 유물 특성에 맞게 진열장을 제작했다는 점. 조명은 열이 나지 않아 유물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효과가 좋은 광섬유가 이용됐다. 또 국내 박물관중 처음으로 손가락으로 허공을 휘젓는 대로 전시물을 빙빙 돌려 볼 수 있는 3차원 입체영상 매체가 설치돼 이해를 돕고 있다.
문화재 검색대, 영상실, 주차장 등 편의시설도 대폭 늘어나 쾌적한 관람이 가능하게 됐다.
공주박물관이 소장한 유물은 국보 19점과 보물 5점 등 총 1만1000여점. 국보와 보물만 치면 중앙박물관, 경주박물관 다음으로 많다. 1946년 설립됐으나 소장 유물이 빈약해 폐쇄 일보직전까지 갔다가 71년 무령왕릉에서 엄청난 유물이 쏟아져 나와 일약 국립박물관으로 승격했다.
그러던중 지난 97년 신축이 추진됐다. 건물이 낡고 비좁은 데다 보안 및 보존 시설에 문제가 많은 탓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엔 국보 247호 ‘공주의당금동보살입상’이 도둑을 맞는 불명예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새 박물관은 “감시카메라와 자동 조명장치, 열선 및 적외선 감지기 등 첨단 방범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이 최재근(崔在根·47) 관리과장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에는 야외 자연학습장 및 공연장, 실내 강당 및 세미나실 등을 이용한 문화행사가 대폭 늘어날 예정이다.
어린이와 청소년, 일반으로 나눠 수준별 교양강좌를 마련하는 등 휴식과 문화기능까지 겸한 곳이 되도록 한다는 것이 박물관의 방침이다. 손명조(孫明助·42) 관장은 “관람객에게 친숙하고 유익한 공간이 되도록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041)850-6300 http://gongju. museum.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