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종교 전통은 21세기 현대 사회에서 어떤 길을 모색해야 할까? 조선일보사와 한국학술협의회·대우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석학연속강좌(13·14일 오후 3시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 조병두홀) 올해 주제는 ‘종교 전통의 도전과 재해석’으로, 종교사회학과 비교종교윤리 분야의 세계적 학자 정재식(鄭載植·74) 미국 보스턴대 석좌교수가 연이틀 강연을 펼친다.
정 교수는 “동아시아는 서구나 이슬람과 비교해 종교 갈등이 적었고, 유·불·선의 통합을 내세우는 등 종교·문명 간의 조화와 공존을 추구해 왔다”며 서구 가치 중심으로 진행되는 세계화 속에서 인류가 공동으로 따라야 할 윤리적 규범을 찾는 데 동아시아 사회의 기여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해 왔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를 역임한 정 교수는 1990년부터 보스턴대에서 사회윤리를 가르치고 있다.
정 교수는 13일 ‘현대세계의 지평에서 본 한국종교 전통:기억과 기대 사이에서’ 강연에서 한국의 종교 전통이 보다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무엇이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모색한다. 농경사회에서 기껏 동리나 국가의 범위를 넘지 못했던 우리의 종교 전통은 현대사회를 이끌어갈 이념과 방향을 상실하고 심각한 ‘의미의 위기’를 맞았다고 말하는 정 교수는 “인습적인 전통주의와의 대결이야말로 현대에 맞는 새로운 가치체계를 모색할 수 있는 열쇠가 된다”고 말한다.
14일 강연 ‘지구촌 시대의 종교전통’은 세계화 추세에서 오히려 되살아나는 세계 곳곳의 종교가 ‘문명의 충돌’ 양상까지 보이고 있는 현실을 진단한다. 이 긴급한 상황 속에서 종교와 전통은 제 본래의 정신을 되찾고 빈곤과 불평등, 인간 존엄성의 억압을 극복해야 한다는 지구촌의 보편적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는 관용과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00년 시작된 석학연속강좌에는 김재권 미국 브라운대 석좌교수,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독일 뮌헨대 명예교수, 다니엘 데넷 미국 터프츠대 교수, 모리스 고들리에 프랑스 고등사회과학연구소 소장이 초청됐다. 오는 10월 말 열릴 예정인 제6회 석학연속강좌에는 ‘생물학 철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마이클 루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석좌교수가 초청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