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대와 진천군이 불과 일주일 간격으로 국제 태권도 축제를 열기로 해 논란을 빚고 있다. 양측은 ‘한 동네 두 행사’에 대한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하면서도 대회 통합에는 서로 다른 의견을 갖고 있어 막판 거중조정이 절실하다.
충청대는 오는 6월 30일부터 7월7일까지 청주실내체육관 등에서 60여개국 30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세계 태권도 문화축제’를 개최한다. 이에 앞서 진천군은 6월 18일부터 24일까지 35개국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천공설운동장 등에서 ‘세계 태권도 화랑문화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회 명칭이나 기간도 비슷하고, 초청국가 범위도 흡사하다. 태권도 종주국, 그것도 같은 충북지역에서 동시에 국제 행사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 외국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충청대와 진천군은 2002년 청주와 진천에서 코리아 오픈대회를 겸한 세계 태권도 문화축제를 공동 개최했다. 이때만해도 양측의 ‘밀월 관계’는 오래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6년전부터 국제태권도대회를 연 충청대는 예산 문제 등으로 인해 자치단체와의 공동 개최를 원했고, 태권도 성전 유치를 희망하는 진천군도 국제대회를 통해 ‘태권도 고을’의 이미지를 굳힌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대한태권도협회의 국내 대회 조정에 따라 충청대가 춘천시와 격년제로 코리아 오픈 대회를 치르게 되자 진천군은 작년에 ‘나홀로 대회’를 치루면서 양측의 오해와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충청대 정종택 학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태권도인들에게 혼란을 줄 뿐 아니라 예산낭비도 우려되는 만큼 대회를 통합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 학장은 “대회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양측이 합의하면 통합 개최는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경회 진천군수는 “공동개최를 위해서는 대회 기획부터 같이 논의해야 하는데 그동안 충청대로부터 공식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며 “대회 일정과 외국 선수 유치 계획이 확정된 시점에서 공동 개최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진천군은 그러나 충청대가 공식적으로 대회 통합을 제안해 올 경우 내년부터 공동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충청대는 진천군과의 공동 개최가 무산될 경우 청주·청원·충주·제천 등 도내 다른 자치단체와 협의해 충북 전역에서 대회를 분산 개최한다는 구상이다.
충북도는 4일 오후 한범덕 정무부지사 주재로 충청대와 진천군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의견조율 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양측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의례적인 협조관계 구축을 다짐하는 선에서 회의를 마쳤다.
두 대회의 특성을 감안할 때 재봉합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선수들의 국제경기대회 성격을 띤 충청대 행사와 문화축제의 성격이 강한 진천군 행사가 내용과 지향점이 맞지 않고, 예산과 행사 주도권 문제까지 겹치면서 분리됐다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이 워낙 강해 대회 통합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지역사회 각계에서 통합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을 형성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