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주둔 미군의 포로 학대 행위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미 헌병 하사관인 조지프 다비(Darby·24)의 적극적인 제보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미군 제372헌병중대 소속의 다비는 평소 절친하게 지내던 찰스 그레이너(Graner) 상병으로부터 얼마 전 CD 한 장을 건네받았다. 그레이너 상병이 상관인 그에게 눈요깃거리로 삼으라고 준 것이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적나라하다 못해 끔찍한 장면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그레이너 상병이 자신의 약혼녀인 린다 잉글랜드(England) 이병과 함께 나체(裸體)의 이라크 포로들을 피라미드처럼 쌓아놓고 어깨동무를 한 채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모습, 잉글랜드 이병이 담배를 꼬나물고 벌거벗은 포로의 성기(性器)를 손가락질하고, 한 포로의 목에 끈을 매달아 끌고 가는 사진들이었다.
호기심은 불쾌감으로 변해갔고, 마침내 “이건 아니다”라는 분노로 이어졌다. 그레이너 상병 커플과의 친분보다 정의감이 앞섰다.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하다가 조국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파병을 자원했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작은 도움이나마 되겠다고 다짐했던 그로선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다비 하사는 고심 끝에 군(軍) 형사범죄수사국 사무실 문 앞에 관련 내용을 서술한 익명의 편지를 던져놓고 도망나왔다. 이후 마음을 굳게 먹은 그는 군 수사관들을 직접 만나 “사진들을 보는 순간 기분이 너무 나빴다. 뭔가 정말 잘못돼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진술했다.
미 펜실베이니아주(州) 서머셋 카운티에 거주하는 다비의 가족들은 소식을 전해듣고 대단히 자랑스러워하고 있다고 주간지 ‘뉴요커’ 최신호는 전했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결혼한 부인 버나데트(Bernadette·24)는 군 당국의 요청으로 일절 인터뷰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