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숙환으로 별세한 구봉(久峰) 한만년(韓萬年·79) 일조각 대표는 평생 영리를 초월한 양서(良書) 출간에 헌신한 출판계 거목이었다.

고인은 보성전문 경상과·서울대 문리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1953년 일조각을 창립, 개념조차 없었던 ‘한국학’ 관련서적과 학술 전문서적 출간을 고집했다. ‘한국사신론’(이기백) ‘고가연구’(양주동) ‘조선후기농업사 연구’(김용섭) ‘독립협회연구’(신용하) 같은 명저 발행 등을 통해 우리 문화를 풍성하게 했다. 이병도(역사학자)·이희승(국어학자) 박사 회갑기념논문집도 기념비적 저서다. 고인은 서울시문화상·대한민국예술상·화관문화훈장·인촌상·효령상·간행물윤리대상 등을 수상했다.

고인의 부친은 조선일보 편집국장(1928~32년)을 지낸 월봉 한기악 선생, 장인은 현민 유진오 박사이다. 부인 유효숙(74)씨와 사이에 둔 성구(서울대)·경구(국민대)·준구(서울대)·홍구(성공회대)·승미(연세대)씨 등 4남1녀도 모두 교수로 활동 중이다. 빈소 서울대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2)760-20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