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학생의 수학·과학 성취도가 남학생에 비해 낮을 뿐 아니라 남녀 학생의 학력 차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학 성취도의 성별 차이는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원장 정강정)과 이화여대(총장 신인령)는 29일 ‘남·여학생의 학력 차이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성별 수학·과학 학력차이 실태 및 원인 해소방안을 논의했다.
학력차 실태는 지난 1995년과 1999년 38~41개국의 초등4년 및 중2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수학·과학 성취도 국제비교(TIMSS)’와 2000년 32개국의 고1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행된 ‘OECD 학업성취도 국제비교 연구(PISA)’ 결과를 토대로 분석됐다.
수학의 경우, 남녀 학생 점수 차는 95년 17점(588-571점), 99년 5점, 2000년 27점이었다. 2000년 조사 대상 국가 중 한국 학생의 수학 전체순위는 2위, 남녀 차이 순위도 2위였다.
과학의 경우, 남녀 학생의 점수 차는 25점 15점 20점으로 격차가 일정하게 컸다. 2000년 한국 학생의 과학 전체 순위는 1위, 남녀 차이 순위는 2위였다.
연구진은 한국 학생들이 전체적으로 수학과 과학을 잘하지만, 남녀 점수 차이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특히 과학의 경우 남학생 점수가 좋은 나라와 여학생 점수가 좋은 나라가 절반 정도씩인 가운데, 한국은 남학생 점수가 여학생 점수보다 좋은 정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2000년 조사에서 여학생의 과학 성적이 좋은 나라는 17개국, 남학생 성적이 좋은 나라는 13개국, 남녀 성적이 같은 나라는 2개국이었다. 반면 수학의 경우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점수가 더 좋은 게 세계 공통의 현상이었다.
연구진은 단순 지식이나 전형적 문제보다 추론과 문제해결 등 종합적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에서 남학생들이 높은 성취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특히 여학생이 수학·과학에 흥미나 자신감이 많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토론에서 신동희 단국대 교수는 “남학생들은 선천적으로 생소한 문항과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된 문항에 강하고, 여학생들은 친숙하고 교육과정 안에서 출제된 문항에 강하다는 외국 학자들의 조사 결과가 이 같은 남녀 차를 일부 설명해 줄 수 있다”면서도 “한국 남녀 학생들의 독특한 학력 차이의 원인은 앞으로 더 연구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