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용천역 열차 폭발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북한의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미뤄 1300여명으로 추산되는 부상자 중 상당수가 적시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폭발사고 특성상 생존자 중에는 중증 화상 환자들이 대규모 발생했을 것으로 보이며, 이들의 화상 부위를 즉각적으로 화상 연고와 습포(濕布)로 덮어주지 않으면 피부 진물 등이 빠져나가 심각한 전해질 이상과 탈수현상이 생겨 생명이 위태롭게 된다. 또 적절한 항생제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화상 부위 감염으로 인해 패혈증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폭발과 건물 붕괴 등으로 발생한 다발성(多發性) 골절과 외상(外傷) 환자들도 사고 후 3일에서 2주일이 고비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임경수 교수는 “여러 장기를 한꺼번에 다친 환자는 사고 2~3일이 지나면 급성 신부전(腎不全) 등에 잘 빠진다”며 “적절한 약물 치료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목숨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붕괴된 건물 더미에 매몰돼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피해자들도 앞으로 2~4일이 고비다. 통상 물과 음식을 섭취하지 않은 상태가 5일 이상 지속되면 탈수와 저(低)혈당 증세 등으로 혼수상태에 빠지고 생명이 위태로워진다.
폭발사고로 인한 외상 환자들은 파상풍 위험에도 처하게 된다. 파상풍 박테리아가 상처 입은 피부나 점막 등을 통해 침입하면 중추신경이 마비되고 호흡 곤란 등이 생겨 생명이 위협받는다. 파상풍 잠복기는 5일~3주일이다.
이밖에 사고 당시 강력한 폭발음으로 고막 파열 환자들이 대거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중·장기적으로는 사고 후 정신 불안 장애에 시달리는 이른바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 환자들도 대량 발생할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 권용진 사회참여이사는 “현재 피해 상황으로 미뤄 대량의 수액제제와 항생제, 거즈·붕대·연고 등 상처 치료물품, 파상풍 약물 등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며 “더 이상의 인명피해를 줄이려면 이른 시일 내에 이들 구호품이 현지에 전달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