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윤락업소 포주들을 단속하자 포주들이 ‘뇌물상납 비리경찰’이라며 리스트를 발표하고 분신(焚身)까지 시도하는 등 경찰·포주 간 공방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22일 밤 미리 인쇄된 23일자 조간신문 가판(街販)에 이 사실이 보도되자 감찰에 착수했고, 분신을 시도한 박모(40)씨는 돌연 “리스트는 거짓”이라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서울청의 감찰 이후 포주들의 리스트에 오른 경찰의 전화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져 회유에 의한 번복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 용산지역에서 윤락업소를 운영하는 남모(45)씨 등 포주 3명과 노점상 2명은 22일 오전 “경찰의 무리한 수사와 단속으로 영업을 중단하게 됐다”며 수년간 경찰에 상납해온 현금 및 향응 리스트라고 주장하는 문서를 공개했다.
A4용지 4장의 리스트에는 ‘용산경찰서 ○○○(실제 리스트엔 실명으로 적혀 있음) 휴가비 10만원씩 3회’ ‘역전파출소 XXX 명절 떡값 50만원’ 등으로 현직 경찰관 22명의 이름과 소속, 상납 내역이 적혀 있다.
예를 들어 모 경찰서 A계장은 작년 12월 횟집에서 반원들과 함께 40만원어치의 식사와 현금 20만원을 제공받은 것으로, 또 B지구대는 회식비용 120만원을 대납받은 것으로, C형사는 수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시가 180만원짜리 고급 양주 3병을 받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부모 병원비와 해외연수 전별금으로 각각 100만원과 150만원을 받은 경찰도 적혀 있었다.
포주들은 “경찰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사창가 업주에 대해 있지도 않은 마약 투여, 조폭 연루 혐의에 대한 수사를 두 달 넘게 벌여 영업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포주 박씨는 지난 20일 관할 용산경찰서 내에서 수사에 항의하다 분신을 기도해 얼굴, 팔다리 등에 2도 화상을 입었다.
해당 경찰관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장부에 오른 한 경장은 “파출소에 근무할 때 남씨와 알고 지내기는 했지만 술을 같이 마신 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른 경장도 “일면식도 없다. 포주 단속에 참여한 적도, 포주들과 어울려 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내 이름이 올라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윤락행위에 대해 단속을 강화하자 앙심을 품은 업주들이 악의적으로 모함하고 있는 것”이라며 “(리스트가) 조잡하게 흘려 쓴 것이고 구체적인 날짜도 없는 점으로 볼 때 아는 경찰 이름을 대충 짜깁기해서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