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인 창원대와 경상대가 엊그제 통합을 추진키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광주·전남의 5개 국립대는 학점을 상호 인정하고 시설을 서로 개방하는 연합대학 체제로 가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신입생을 ‘모집’하는 게 아니라 ‘유치’하러 다니는 신세가 돼버린 지방대들의 자구책인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4년제 대학이 200개, 2년제 전문대학이 160개나 된다. 90년대 중반 이후로 요건만 갖추면 얼마든지 대학을 세울 수 있도록 했고, 그 결과 우리의 경제실력과 인구 규모 이상으로 대학이 늘어났다.

2004학년도 입학전형에서 대입정원이 고교졸업생 숫자보다 8만명이나 많았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30~40곳의 대학이 문을 닫아야 겨우 균형이 맞는 상황이다. 74%에 달한다는 고졸자의 대학진학률도 미국(63%)이나 일본(45%)보다 많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문제는 숫자만 많았지 우리 대학이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인재들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력 인플레 현상으로 눈높이만 올려놓아 고학력 실업자만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대학이 어떤 분야의 인재를 얼마만큼 배출토록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장래의 산업구조와 노동시장의 변화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하는 문제이다. 입시 경쟁을 완화시킨다는 데만 정신이 팔려, 그리고 등록금 수입을 늘리려는 대학의 욕심에 끌려다니다 이제 와서 구조조정 한다며 호들갑을 떠는 정부 모습에 국민은 한숨짓지 않을 수 없다.

대학의 육성은 선택과 집중을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몇 개 대학은 세계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으로 키워서 국가를 먹여살릴 인재를 양성토록 하고, 전문대학에는 산업계의 수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직업기술 교육기관의 역할을 맡겨야 한다.

그러려면 국립대뿐 아니라 사립대학 간에도 통폐합과 인수합병이 시작돼야 한다. 정부가 할 일은 이를 위한 법적 절차와 재정지원 등의 유인제도를 서둘러 마련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