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우리 부부는 시어머니(85세)와 친정어머니(86세)를 모시고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장소는 음식이 맛깔스럽고 볼거리가 많은 호남지방으로 잡았다.
점심 때를 지나 동군산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한 한식집에 들렀다. 우리를 유심히 살피는 주인 아주머니에게 며느리와 사위가 어른들을 모시고 여행하는 중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러자 주인은 홍어찌개를 끓여 내오며 노인들을 위해 특별히 연한 살과 감칠맛 나는 애도 듬뿍 넣었다고 했다. 홍어와 묵은 김치를 넣고 푹 끓인 찌개는 그야말로 별미여서 두 노인은 달게 자셨다. 주인은 “지금쯤 장성 내장산에 가면 경치가 참 좋을 것”이라며 길까지 안내해주었다. 우리는 일정을 바꿔 내장산으로 향했다.
내장산은 산벚꽃과 막 돋아난 신록으로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했다. 우리는 앞산이 내다보이는 여관에 들었는데 이번에는 여관 주인 아주머니가 노인들을 모시고 다닌다며 숙박비를 1만원 깎아주었고, 주방 아주머니는 노인들에게 드린다며 저녁 식탁에 도토리묵 한 접시를 무쳐 내놓으셨다.
일행은 이튿날 아침 정식 개장시각보다 1시간여 이른 7시쯤 내장산 매표소에 도착해 승용차를 공터에 세워놓고 산수를 감상했다. 그때 어디에선가 차를 아래 주차장으로 빼달라는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나이 지긋한 관리인이었다. 그래서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고 하자 그 관리인은 흔쾌히 “어서 들어가 노인들에게 좋은 경치를 구경시켜 드리라”고 철문을 열어주는 것이 아닌가.
우리 내외는 지금도 여행에서 만난 분들의 따뜻한 마음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어른을 알아보지 못하는 시대라고 한탄할 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차명애 주부·경기 수원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