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결말이 바뀐 ‘백조의 호수’는 사랑이 악을 물리치는 게 아니라 악이 결국 승리하는 줄거리예요. 솔직히 저도 이런 피날레가 싫습니다. ‘긍정적으로 살자’는 게 제 신조거든요.”
클래식 낭만 발레의 대표작 ‘백조의 호수’(21~24일·서울 세종문화회관) 내한공연을 위해 한국에 온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프리마 발레리나 갈리나 스테파넨코(38)는 20일 국내 기자들과 만나 “2002년 새로 안무된 이 작품의 결말이 마음에 안 들지만 차이코프스키 원작에 더 충실했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는 변화”라고 말했다.
열 살 때 발레의 아름다움에 끌려 모스크바 국립무용학교에 입학한 스테파넨코는 1984년 바가노바 발레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고, 1990년 볼쇼이발레단에 입단한 후 섬세하면서도 완벽한 테크닉으로 스타가 됐다.
‘백조의 호수’의 오데트 역은 물론 ‘호두까기 인형’의 마리, ‘라 바야데르’의 니키야 등 여러 작품의 주역을 맡은 러시아 인민배우다. 내한공연은 이번이 세 번째.
“1995년 한국에서 ‘돈키호테’를 공연했는데 한국 관객들이 너무 열렬한 반응을 보여 놀랐어요. 새로 리모델링했다는 세종문화회관 무대도 훌륭해 이번 공연이 기대됩니다.”
‘백조의 호수’는 마법에 걸려 낮에는 백조로 변하는 오데트 공주와 그녀를 구하려는 지그프리드 왕자의 사랑, 그리고 이를 방해하는 악마와의 싸움을 따라간다. 특히 24마리의 백조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과 잘 포개지는 환상적인 군무가 볼거리.
스테파넨코는 “‘돈키호테’의 키트리와 ‘백조의 호수’의 오데트 역을 가장 좋아한다”며 “활동적이고 힘이 넘치는 내 성격을 닮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