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日 수상

이라크에서 일어난 일본인 인질사건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집권 자민당 내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대(對)이라크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자민당 간사장 대리는 13일 도쿄에서 열린 한 정치인 후원회 모임에서 “정부는 미국의 군사행동을 지지했지만, 나는 지지라고까지는 할 수 없다”며 “(정부는) 미국의 군사행동 배경을 이해한다고 하는 정도에 그쳤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밝혔다고 일본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자민당 집행부 인사가 공석에서 이라크전쟁을 비판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방위청장관을 역임해 일본의 방위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규마 간사장 대리는 “일본은 자위대를 파견했지만 이라크에서는 일본이 미국의 앞잡이라는 딱지가 붙었다”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신문은 “여당 내에서도 미국 추종정책에 대해 신경질적인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에 반대했던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 간사장은 아예 이라크에서의 자위대 철수를 거론했다. 가토 전 간사장은 13일 주일 외국기자협회 강연에서 “자위대 파견부대는 3개월마다 교대하는데, 그때가 열쇠다”며 철수를 포함해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일본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자민당 내 실력자 중에 자위대 철수를 언급한 것은 가토 전 간사장이 처음이다.

(도쿄=최흡특파원 po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