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여성들의 정치권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다자외교 분야에서도 여성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13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실시된 유엔 인권소위원회 정위원 선거에서 정진성(鄭鎭星)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총 투표참가국 53개국 중 44개국의 지지를 얻어 최다 득표로 당선됐다. 그동안 박쌍용 전 외무차관, 박수길 전 유엔대사가 인권소위 위원으로 활동한 적은 있으나, 비외교관 출신의 여성이 당선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 2000년부터 박 전 대사의 교체위원(정위원이 사정상 회의에 불참할 경우 대신 참석하는 위원)으로 활동했던 정 후보는 유엔 인권보호증진소위원회의 정위원을 맡는 등 국제사회의 인권분야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동안 학술 및 사회활동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인권침해, 배상문제 등에 관심을 기울여왔으며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이슈화했었다.
이번에 정 교수의 교체위원으로 당선된 백지아(白芝娥) 주제네바대표부 참사관도 85년 ‘여성 외교관 2호’로 외시 18회에 합격한 뒤 국제무대에서 경력을 키워온 외교관 출신. 주유엔대표부, 주태국대사관에서 근무했으며, 본부에서 인권사회과장을 지낸 인권문제 전문가다.
이에 앞서 지난달 18일에는 30대 중반의 이미연(李渼姸) 주제네바대표부 1등 서기관이 한국 외교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세계무역기구(WTO) 금융서비스위원회 의장에 선출됐다. WTO금융서비스위원회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결과에 따른 추가적인 금융시장 개방 문제를 논의하는 WTO의 주요 실무기구로, 이 서기관은 146개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이끌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통역을 담당했던 강경화(康京和) 주유엔대표부 공사참사관도 지난해 3월부터 여성지위 향상을 위한 2년 임기의 유엔 여성지위위원회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현재 전체 외교관 1029명 중 여성은 85명(8.3%)에 이르며, 2000년 이후 외무고시에 합격하는 여성비율은 전체 합격자의 약 30%선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