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을 계속해온 우리 전통 기예(技藝)가 드디어 세계적 인정을 받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찼습니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 탬파베이에서 일본 니혼TV 주최로 열린 ‘세계의 최고기록-줄타기’ 대회. 지상 8m, 길이 50m의 줄 위를 누가 더 빨리 통과하는가를 겨루는 결승에서, 7대째 줄타기 집안이라는 미국인 티노씨와 한국의 안성 남사당 풍물단 권원태(權元泰·37) 상임단원이 맞붙었다.
시작 신호와 함께 두 사람은 발에 날개를 단 듯 철선 위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19초33을 기록한 권씨의 우승. 니혼TV는 기네스북에 권씨의 이번 줄타기대회 우승 기록 등재를 추천할 계획이라고 안성시는 밝혔다.
권씨는 “미국 참가자는 자신이 2위라는 사실에 자존심 상해하면서도 우리 줄타기 역사가 최소 500년이라는 얘기에 고개를 끄덕였다”고 말했다. 그는 “마산에서 처음 배운 뒤 지방 축제를 찾아다니며 줄타기를 공연할 때는 밥값 벌기도 힘들어 몇 번이나 그만두려 했다”며 “지금껏 줄타기를 천직으로 알고 지켜온 것은 아슬아슬한 높이에서 대사를 치며 관객과 호흡하는 줄타기만의 ‘마력’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해 9월부터 안성 시립 풍물단의 남사당 공연 6마당 중 ‘어름(줄타기)’ 단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요즘은 젊은이들이 먼저 줄을 배우겠다고 찾아오는 걸 보면 세월이 많이 달라진 셈”이라며 “영어 잘하는 제자를 키워 세계를 유랑하며 공연하는 꿈도 꾼다”며 밝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