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에 대형 실내 꽃 식물원이 문을 열었다. 특히 이 식물원은 화훼농들이 실의를 딛고 재기의 의지를 담은 것이어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아산 아름다운 정원 영농조합법인」은 지난달 말 아산시 도고면 봉농리에 「세계 꽃식물원」 을 개장했다.
총 2800평 넓이의 유리온실 안엔 세계 각국의 1000여종에 달하는 꽃들이 저마다 고운 자태와 향기를 뽐내며 상춘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세계동백관」의 경우 국내 유일의 동백공원으로 구미 선진국에서 개발된 교배종 147종이 요염함을 자랑한다. 또 「세계 구근(球根)관」은 튤립 120종을 비롯, 수선화·히아신스·아이리스·아마릴리스 등 300여가지나 되는 형형색색의 꽃들이 활짝 피어있다.
식물원측은 앞으로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유럽종의 다양한 꽃들을 계절에 따라 연중 선보일 예정이다.
농민들이 식물원 조성을 계획한 것은 아이러니칼하게도 화훼에 실패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초 아산 일원에서 화훼를 하던 농민 8명은 지난 95년 정부의 화훼 수출 육성책의 일환으로 조합을 결성, 정부 지원금 12억원을 포함해 총 45억원을 들여 유리온실을 짓고 화훼단지를 조성했다.
그러나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했고 원가는 자꾸 올라 적자를 보기 일쑤였다. 여기에 자체 부담한 33억원중 대출금은 점차 이들의 목을 옥죄어왔다. 정부를 믿고 유리온실을 지었지만 과잉투자였던 셈이었다.
결국 농협은 2002년 4월 이곳을 경매에 넘겼다. 조합원 8명중 5명은 투자비를 한푼도 건지지 못한 채 화훼단지에서 손을 뗐다. 하지만 남은 3명은 여기에 굴하지 않고 투자자 10명을 끌어들여 단지를 다시 찾아왔다.
13명의 농민들은 그동안의 꽃 생산 및 시장 출하는 다소 축소하는 대신 유리온실 일부를 관람·전시·판매가 가능한 식물원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전체 1만5000평의 부지에 설치된 유리온실 8000평중 2800평이 대상이었다. 도시민을 식물원으로 끌어들여 체험형 관광을 즐기게 하면서 꽃과 화분, 구근 등을 파는 직거래까지 노린 것이다.
『꽃식물원은 마지막 몸부림』이라는 남기중(南基重·47) 원장은 『이마저 실패하면 농사를 그만둘 수 밖에 없다는 각오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히 사업초기여서 부족한 것이 많음에도 관람객의 반응이 매우 좋은 편이다.
박찬수(朴贊秀·50) 이사는 『채화(採花)나 시비(施肥) 등의 가족 체험장과 원예강좌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할 생각』이라며 『계획대로 된다면 충분히 절망에서 희망을 일궈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곤(李柄昆·34) 대표는 『조형물이 아닌 꽃 자체를 차분하게 연중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며 『국내 최고 수준의 테마 식물원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관람료는 개인 기준으로 3000~5000원이며 모든 관람객에게 베고니아 등 초화류 화분 1개씩을 선물하고 있다. ☎(041)544-0747~8, www.goodflow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