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 인 블랙' KBS2 밤 11시10분
새삼 그 내용을 소개할 필요조차 없을 화제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국 기준으로 2억50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는 큰 성공을 일궈냈다. 이 세상이 실은 외계인 천지며, 그들을 통제·관리하는 국가기관이 존재한다는 ‘황당무계하지만 상상해봄직한’, 아이디어만 친다면 그 못지않게 ‘튀는’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나, 워쇼스키 형제의 ‘매트릭스’ 시리즈 등과도 비교될 수 있을 법한 만화적 SF 영화다. 물론 그 속에서 그들의 진지한 철학적 성찰을 찾는다는 건 아예 불가능하지만 말이다.
바로 그 비(非)진지함 내지 가벼움이 이 영화의 으뜸 매력이다. 다시 보아도 유쾌하다고 할까. “엘비스 프레슬리는 죽은 게 아니라 고향별로 돌아갔다”고 천연덕스럽게 주장하는 베테랑 MIB 요원 K(토미 리 존스)와, 얼떨결에 요원이 되어 K와 한 조가 되는 전직 경찰 J(윌 스미스), 두 인물이 벌이는 한바탕 해프닝들이 흥미 만점이다. 특수효과 또한 여전히 인상적이다. 박진감 넘치는 음악 효과도 그렇고. ‘아담스 패밀리’ 등에서 기발한 상상력을 과시한 바 있는 배리 소넨필드의 연출작이다. 원제 Men In Black. 1997년. 약 91분. ★★★(5개 만점).
◆ '내가 좋아하는 계절' EBS 밤 11시10분
마치 원수 사이 같은 중년의 두 남매를 축으로 전개되는 어느 불행한 가족 이야기를 통해 인간관계 및 소통을 말하는 수작이다. 일반 팬들은 그 남매를 열연한 카트린 드뇌브(에밀리 역)나 다니엘 오테이으(앙트완느) 등의 이름에, 열혈 팬들이라면 줄리엣 비노쉬 주연의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랑데부’/‘니나의 일생’(1985) 등의 명장 앙드레 테시네의 연출력에 혹할 성 싶다. 영화는 어린 시절의 상처가 얼마나 강렬하고 지속적일 수 있는 지를 아주 섬세한 성격화, 연기, 미장센 등으로 전달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미스틱 리버’와 마찬가지로. 강추작. 원제 Ma Saison Preferee. 1993년. 약 125분. ★★★★
(전찬일·영화평론가)